투신운용사와 자산운용사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투신운용사들은 비과세상품 등을 통해 자금사정이 조금씩 호전되고 있는데 반해 자산운용사는 극심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투신운용사가 최근 내놓은 비과세상품에는 상당히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반면 자산운용사의 신상품에는 투자자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투신운용사별 비과세상품 예약금액은 27일 현재 한국투신 1천6백억원, 현대투신 1천70억원, 대한투신 8백억원, 삼성투신 6백27억원, 제일투신 5백억원, 동양오리온투신 1백50억원 등 주요 6개 투신사만 합쳐도 4천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아직 설정시기가 확정되지 않아 MMF에 임시로 예치되는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호응이다.

또 투신운용사들은 최근 조성된 10조원의 채권전용펀드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은행 보험권으로부터 대규모자금을 유치할 경우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신상품 판매고는 회사가 밝히기를 꺼릴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주부터 판매를 시작한 KTB자산운용의 ''더블찬스 채권혼합 1호'', 미래에셋의 ''실크로드 성장형 3호''와 ''채권플러스 1호 안정형'', SEI에셋코리아의 ''우량채권혼합형'', 유리에셋의 ''뉴 앙상블 시스템 혼합형'' 등 모든 펀드가 당초 목표금액의 10분의 1도 채우지 못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투신권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대부분 대형 투신운용사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그동안 힘겹게 이끌어온 자산운용시장이 문을 닫을 판국"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