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금융구조조정을 향한 은행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이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 우량은행중 처음으로 합병추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지방은행들도 제주은행에 이어 광주은행이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모색하는 등 짝짓기 파트너를 찾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한빛 조흥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경우 해당 은행과 노조측이 합병설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데다 정부도 "강제합병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 구조조정행로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하나-한미은행 제휴 =신동혁 한미은행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27일 은행회관에서 정보기술(IT)분야 공동개발과 인터넷 뱅킹및 영업점, 자동화기기 공동이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제휴를 맺었다.

두 은행은 이를 위해 전산자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키로 했다.

또 인터넷뱅킹과 영업점, 현금자동입출금기(CD, ATM) 등을 두 은행 고객들이 거래은행과 관계없이 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바꾸기로 했다.

이번 업무제휴는 은행 업무의 핵심인 전산분야를 서로 공유키로 했다는 점에서 합병을 위한 첫 걸음으로 해석되고 있다.

신 행장은 "업무제휴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합병논의도 나올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계에서는 한미와 하나은행이 합병하면 기업금융부문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합병 자산이 80조원대에 불과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주택은행 등과 추가합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미와 하나가 먼저 짝짓기에 성공한데 따라 주택 국민은행 등도 파트너 물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신한은행에 계속 구애를 하고 있는 중이다.

신한은행은 여전히 독자경영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번 업무제휴를 계기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지방은행들의 짝짓기 물색 =제주은행이 중앙종금과 합병선언을 한데 이어 광주은행은 조흥은행과 합병협상을 진행중이다.

조만간 합병선언이나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을 것이라는 관측도 금융계에서 나오고 있다.

강낙원 광주은행장은 이에 대해 "조흥은행과의 합병에 대해 검토하긴 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교보생명이나 대신그룹 주택은행 등도 합병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된 이후 이들 회사가 지주회사를 설립하면 광주은행을 자회사 형식으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은행이 이처럼 합병대상을 찾아나서면서 지방은행의 구조조정 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일단 정부가 구상했던 지방은행간 금융지주회사 설립은 물건너 가게 됐다.

대구 부산 전북 경남은행 등 나머지 지방은행들도 제각각 살길을 찾는 각개전투에 돌입했다.

이중 대구와 부산은행은 독자생존이 가능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광주와 제주은행이 합병을 추진하는데 따라 남은 지방은행들의 구조조정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승윤.김준현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