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한적십자사가 남북공동선언의 첫 실천사항인 남북간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방문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를 위해 16일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해 곧바로 대북접촉에 나설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8.15까지는 2개월도 채 남지 않아 방문단 교환을 위한 대북접촉 및 실무작업은 급류를 탈 전망이다.

<> 실무작업 착수 =방문단 교환의 실무를 맡은 한적은 시일이 촉박함에 따라 북측과의 접촉을 서두르는 한편 대상자 선정작업에 즉각 착수했다.

평양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다녀온 박기륜 한적 사무총장은 "양측 적십자 사무총장 등 3명씩의 대표단을 구성,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열게 될 것같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또 "정상회담의 성공 분위기로 봐선 이달안에 실무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 총장은 또 "최대한 많은 실향민들을 포함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며 지난 85년 방문때보다는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85년에는 1백51명씩으로 고향방문단을 구성했다.

김 대통령도 지난 15일 귀국 보고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통크게 한번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안겨줬다.

방문단에는 고령의 실향민 고령의 실향민 1세대를 우선 포함하는 등 구체적인 선정기준도 만들 예정이라고 박 총장은 덧붙였다.

<> 상봉신청자 급증 =한적 관계자는 16일 "현재까지 고향방문 신청서를 제출한 14만8천여명"이라며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까지는 매월 1백여건이던 상봉신청이 정상회담 발표후에는 매월 6백건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

앞으로 남은 기간에도 신청자가 쇄도할 것으로 보여 인선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90년에는 접수기간이 불과 나흘이었는데도 6만1천3백55명이 방북을 신청했다.

현재 60세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은 69만명, 70세 이상은 26만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잠정 파악하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자를 나이별로 보면 80세 이상 6만여명, 75~79세 7만여명, 70~74세 12만여명, 65~69세 17만여명, 60~64세 24만여명 등이다.

실향민 2,3세대를 포함할 경우 이산가족은 약 7백67만여명으로 추정된다.

<> 대상자 선정기준과 절차는 =한적은 이중 신원조회가 끝난 6만여명을 대상으로 상봉대상자를 선정하는데만 2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해 최대한 가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적은 대상자 선정을 위해 인선위원회를 구성할 방침.

여러가지 선발기준을 마련한 방침이지만 고령자 우선으로 선발될 가능성이 많다는 설명이다.

인선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컴퓨터 추첨으로 이뤄지며 신원조회와 신체검사를 거쳐 북측에 명단을 통보한다.

북측은 대상자의 생사확인을 한 뒤 최종 상봉대상자를 남측에 통보하게 된다.

상봉장소로는 판문점이 유력하며 나진.선봉지역과 금강산도 검토되고 있다.

<> 방문단 교환 전망은 =지금까지 분위기로는 순조롭게 추진될 전망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에 가 친척들을 만나고 온 실향민 기업인들은 한결같이 "이번 만큼은 이산가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북측의 자세가 매우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백낙환 인제학원 이사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산가족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며 "남북 정상이 의기투합한 만큼 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치혁 고합그룹 회장은 "형수와 조카를 만나 친지와 가족상황 등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으며 분위기도 매우 자유로웠다"고 전했다.

북측 안내원들이 상봉장면을 카메라에 담아줄 정도로 친절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북측의 관심이 대단함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의과정에서는 상봉인원 등을 둘러싼 진통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