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시의 눈과 귀는 온통 평양에 고정됐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낭보가 날아들길 잔뜩 기대한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흡사 출발선에 선 육상선수들이었다.

"땅" 소리만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남북경협에 관한 대형 호재가 터지지 않을까 장중 내내 긴장감마저 돌았다.

전날 폭락세를 면치 못했던 남북경협 관련주는 더욱 몸이 달아올랐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한 공식면담중에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마련 문제가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자 관심은 한층 고조됐다.

특히 이날 밤 늦게 남북정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한다 <>경제협력을 통해 민족경제를 균형 발전시킨다는 등 5개항의 남북공동선언문에 합의해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주 동향=오전장에만 해도 남북경협 관련주는 전날에 이어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전장 후반께 공식면담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자동차,전자협력사업등 기존 교류협력 사업과 철도 도로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협력문제,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청산결제,분쟁조정절차등 경협을 위한 논의가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건설주였다.

비실거리던 건설업종지수가 후장 중반께 전날보다 11%나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후장 마감무렵 상승폭이 줄어들어 3.68% 오른채 마감되긴 했으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호재가 발생하면 다시 튀어오를 기세임을 입증했다.

63개 건설주 가운데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부토건등 무려 54개가 상승세로 마감됐다.

현대건설은 한때 10%이상 오르기도 했다.

금강산샘물을 개발해 판매에 나설 예정인 태창과 동원산업도 각각 12.6%, 6.3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강산사업 관련주인 현대상선도 50원 올라 강세였다.

이밖에 동양시멘트 국제상사 남해화학도 상승세를 탔다.


<>남북경협 가속화 되나=남북경협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협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증권의 박수용 조사역은 "특히 북한이 경제재건을 위해 도로 철도 항만등 SOC건설지원을 받아들일 경우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물론 원활한 경협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나 자금조달이 절실하다는게 중론이다.

대우증권의 이재원 조사역은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SOC건설지원용 재원이 무리없이 조달되고 확고한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돼야 하는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강조했다.

<>남북경협주 전망=LG증권의 박 조사역은 "SOC사업의 경우 투자자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참여업체에 대한 적정마진 보장등이 문제점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진행될 경우엔 무엇보다 건설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사회간접자본시설이 확충돼 물류비 가공비등이 절감되면 섬유 신발 가전등 위탁가공교역부문등의 경제성이 높아져 이 분야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의 이 조사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중관촌을 방문,컴퓨터등 첨단기술분야에도 관심을 보인점을 감안하면 관련주들이 또 다른 경협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