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돼도 개의치않겠습니다. 제발 코스닥등록 심사청구 서류만 받아 주세요"

코스닥등록 예비심사청구를 받는 증권업협회가 장외기업들의 "막무가내식" 심사청구서 제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등록자격에 턱없이 미달해 심사에서 탈락할게 불을보듯 뻔한데도 서류만이라도 접수시켜 달라는 장외기업들이 줄을 서고있다는 것.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올들어 코스닥위원회의 예비심사에서 기각판정을 받은 19개 업체중 20%가량이 이런 케이스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만 선별해 접수시켜준 결과가 이 정도이며 서류를 받아주지않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막무가내로 심사청구서를 접수시켜달라는 요구는 손으로 꼽을 없을만큼 많다"고 덧붙였다.

심사결과 기각이 확실하고 그렇게되면 심사탈락업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녀 기업이미지에 좋을게 없는데도 기업들이 굳이 서류접수를 애원하는 것은 주주들의 압력 때문.

대형 D증권사의 등록 주간사 업무 책임자는 "지난해 4.4분기이후 많은 벤처기업이 코스닥 진출 예정 기업임을 내세워 인터넷 공모등을 실시했다"며 "바로 이런 기업들이 주주들로부터 조기등록을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의 압력에 못이겨 심사통과가 불가능한데도 일종의 제스처를 심사청구서 접수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이외에 증권사들의 주간사 확보전도 자격미달 청구서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요건미비 업체의 심사 청구가 잇따른다는 사실은 주간사 수수료를 노린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발행시장 업무를 뒤늦게 강화한 증권회사들이 실적만을 의식,자격미달 업체의 심사청구를 주선하는 사례가 많다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증협의 김맹환 등록1팀장은 "예비심사에서 기각되면 해당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도 상처를 입을 수 있는만큼 심사청구에 신중을 기해야하며 투자자들도 프리코스닥 종목을 매입할 때는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