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책공대 졸업후 동독의 드레스덴 공대에 유학중인 지난89년 귀순한 전철우(33)씨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남북한 최고통치자가 직접 만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10년이내에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음식 체인점인 "전철우 고향랭면" 대표이사로 있는 전 씨는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북한측의 연기요청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씨는 이번 정상회담에 남다른 감회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유학중 분단된 독일의 통일 과정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전 씨는 "그당시는 냉전체제였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았으나 지금은 다르다"며 "동.서독 정상회담부터 통일까지 20년이 걸렸던 독일과는 달리 우리는 앞으로 10년내에 통일이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이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가 바로 이산가족간 방문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렇게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일단 서신 왕래부터 허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잊지 않았다.

전 씨자신이 북한에 있는 부모님과 형제들의 안부가 너무 궁금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내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당부하고 싶은 점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남한 사람들이 통일의 부작용을 주로 생각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통일이후 남 북한의 군사비를 경제발전에 쓸 경우 그 효과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전 씨는 또 무역이 중요시 되는 한반도 여건상 중국과 러시아로 육로 수출길이 열리면 남한에게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남북 통일로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면을 앞으론 많이 얘기됐으면 좋다고 강조했다.

유학생시절 남한으로 귀순한 그는 지난2월 결혼해 어엿한 가장이자 사업가로 변신해 있다.

사업도 성업중이고 아내는 임신 3개월째 접어들어 조만간 아빠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환하게 웃는 전 씨.

그런 그도 "북에 계시는 부모님과 누님들이 내 가족들과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목마른 기다림의 그림자를 엿보게 했다.

<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