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들이 대북경협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그동안 북한과 경협을 해온 중소기업은 1백40여개 회사에 이른다.

임가공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해왔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이 경협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공단조성 등 대대적인 경협에 본격 나서고 있다.

주체는 크게 세가지.기협중앙회,개별 조합,개별 기업이다.

기협중앙회는 박상희 회장을 단장으로 오는 7월 3차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두차례에 걸친 방문을 통해 임가공과 투자가능성을 조사했다.

이번 방북에는 조합이사장 등 30~40명으로 대표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관심 분야는 전용공단 조성과 임가공 투자 등 다양하다.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휴전선 부근에 "남북한 중소기업 전용공단"을 조성하고 공동 운영하는 것.지난 5월 중소기업정책위원회를 열어 이 방안을 논의했다.

기협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주축이 돼 경협을 추진하는 게 북한의 경제현실을 고려할 때 더욱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조합 차원의 방북은 전자조합이 적극적이다.

김영수 전자조합 이사장을 비롯한 조합 소속 중소기업인 9명이 이달 하순 1주일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평양의 임가공업체를 방문해 사업확대와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관심 품목은 마이크 커넥터 소형직류모터 스위치 노이즈필터 앰프 등이다.

전자조합 소속 업체들의 단체 방북은 이번이 두번째다.

개별 벤처기업인의 방북도 활발하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디슨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평양에 의료기기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이민화 메디슨 회장은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의료기기 생산공장 건설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달 북한을 다녀왔다.

이 회장은 "올해중 모두 5백만달러 정도를 투자해 연내 제품을 생산하고 품목은 주사기를 시작으로 초음파진단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간 5천만개의 주사기를 만들어 이중 상당부분을 북한내 수요에 충당하고 초음파진단기 등은 해외시장에 일부를 내다팔 방침이라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1천만달러 이상을 투자해 앞으로 북한 공장을 동북아 수출기지로 육성한다는 마스터플랜을 세워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메디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한에서 의료기기를 생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초음파진단기를 비롯 7만달러 상당의 의료기기를 북한에 지원해왔다.

중소기업이 경협에 활발히 나서는 것은 두가지 이유다.

우수한 노동력의 활용과 북한시장의 선점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걸림돌도 만만찮다.

물류나 왕래,통신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다.

김학남 극동음향 사장은 "자유로운 왕래가 어려워 기술지도가 쉽지 않다"면서 "경협이 활성화되려면 투자 보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통일부 이영석 협력과장은 "경협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물류비 인하,교역.경협 관련 승인절차 간소화,남북협력기금 지원,대북투자 관련 정보제공 등 적극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남북경협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투자나 왕래,통신문제 등이 어떤 형태로든 가닥을 잡으면 개미군단 중소기업의 경협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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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남북정상회담 기획특집(53~60면) 일부 기사중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일자가 13일이 아닌 12일로 잘못 명기됐기에 바로잡습니다.

정부 발표 이전에 기획특집을 사전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이오니 독자 여러분들의 깊은 이해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