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에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방송에 출연해 특정 종목을 매수추천할 때는 자신이나 자신의 소속 증권사가 해당 주식과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를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방송에 나와 특정 주식을 매수 추천할때 본인이나 소속 증권사가 당해 주식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등 관련 주식과의 이해관계를 공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크리스 울맨 SEC 대변인은 이날 CNBC나 CNNfn 등 증권정보를 많이 다루는 방송들과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본인이 매수추천하는 주식과 일정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일반 투자자들이 알게 되면 좀 더 신중하게 투자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SEC는 현재 애널리스트들이 신문 등을 통해 서면으로 주식을 매수 추천 할때는 사안에 따라 당해 주식과의 이해관계를 밝히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방송에 나와 인터뷰 등을 통해 단지 말로 특정 종목을 매수추천하는 경우에는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SEC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TV방송사는 물론 증권사들도 극구 반대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특히 SEC가 방송사의 방송내용에 대해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TV인터뷰는 즉흥적인 부분이 많아 때로는 애널리스트가 예상치 못한 주식에 대해 질문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에 대해 어떻게 사전에 일일이 대처하느냐고 반문한다.

방송사는 특히 SEC의 의도대로 규제가 이루어질 경우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셉 코언, 메릴린치의 헨리 블로짓, 프루덴셜증권의 랄프 아캄포라, 모건스탠리덴위터의 매리 미커 등 소위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이 방송 출연을 꺼릴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럴 경우 시청률이 떨어질 것은 당연하다.

방송사들의 반발이 거세자 SEC는 차선책도 고려중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추천종목을 이야기할때 관련 종목과 특수한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이를 화면밑에 자막으로 흐르게 하거나 프로그램 끝에 추천종목의 주요 주주 관계 등을 내보내는 것 등이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