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주들이 제철을 만났나"

5일 주식시장에서 은행 증권주와 함께 오랫동안 소외돼 있던 건설 무역주 등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장기소외 저가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주전부터 은행, 증권 등 금융주가 이미 물길을 열어놓은 터여서 "저가주가 미인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에 훈훈하게 퍼지고 있다.

건설주와 무역주 강세에 대해 일부에선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테마주로 보는 시각이 있었으나 저가주에 대한 순환매 성격이 강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상한가를 친 종목이 2백23개로 이중 대부분이 뉴페이스인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얼마나 올랐나=''서머랠리''를 연상시키는 최근의 폭등 장세는 금융주가 앞장을 섰다.

특히 저가주 열풍의 견인차가 됐던 조흥 한빛 외환은행 등은 2주일새 주가가 배이상 올랐다.

담배 한값 가격에 그쳤던 주가가 조만간 액면가(5천원)을 웃돌 것이란 희망이 싹트고 있다.

은행업종지수는 2주일새 50포인트나 올라 이날 124선으로 올라섰다.

증권주도 강세다.

증권업종지수도 지난 달 22일 722에서 이날 현재 1,268로 상승했다.

이들 저가 금융주에 대한 매매열풍은 지난 달 23일 이후 은행업종과 증권업종이 전체 거래량의 40-50%선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은행주는 지난달 30일 이후 거래량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배경=저가주열풍은 수익률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4.40% 오른 이날도 삼성전자는 고작 1.81% 오르는데 그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3월 하순의 장중고점(38만4천원)에 접근 중이다.

최근 급등 장세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날 종가는 33만7천원이다.

SK텔레콤도 지난 2월의 고점(50만7천원)에 아직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금융주는 다르다.

한빛은행과 조흥은행은 지난달 22일 나란히 저점을 찍은 뒤 이미 배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LG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저점대비 각각 80%와 60%이상씩 급등했다.

이는 종합주가지수가 280대에서 반등을 모색하던 지난 98년 10월의 급등 장세와도 사뭇 닮아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대세적인 상승의 초기단계나 반등 초기에는 하락률이 컸던 종목이나 저가종목에 매수세가 붙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전망=이 연구위원은 "지수로 보면 850선까지 갈 것으로 본다"며 "전자 화학 등 모든 업종의 저가주로 매기가 옮겨다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신매물을 피한다는 측면에서 봐도 저가주에 메리트가 있다"며 당분간 저가주 전성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주환 노무라증권 부장은 "미국증시와 한국의 경상수지 감소추세 등 펀더멘털측면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반등하고 있다"며 "조정기간을 길게 잡는 매매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