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싯가평가제를 앞두고 투신사 공사채형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최근엔 새한그룹 워크아웃신청 등으로 채권투자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면서 투자자가 아예 운용대상 채권과 만기를 지정하는 이른바 "맞춤형 수익증권"만이 공사채형 펀드의 명맥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다.

1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30일 현재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 잔액은 81조3천5백59억원으로 지난 4월말(90조1백억원)보다 8조6천5백41억원 감소했다.

장기공사채형은 2조7천9백50억원 줄었으며 단기공사채형은 5조8천5백91억원 빠져 나갔다.

이는 지난 4월 감소액 6조4천8백81억원보다 2조1천6백60억원 많은 것이다.

이로써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올들어 지난 5월30일까지 무려 46조5천3백69억원이 줄었다.

올들어서만 공사채형 펀드의 3분의1가량이 이탈한 셈이다.

이처럼 공사채형펀드의 감소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것은 대우채권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만기가 되는 공사채형 펀드를 대부분 환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엔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다시 어려워지면서 공사채형펀드에서 편입한 채권이 부실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채권싯가평가제를 앞두고 투신사를 불신하는 투자자들이 그 전에 만기가 되는 자금을 인출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각 투신(운용)사의 경우 MMF를 제외한 공사채형펀드에 신규로 들어오는 돈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거액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연기금과 정부기관은 아예 운용대상 채권과 채권의 만기를 미리 정해주고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짤 경우에만 돈을 맡기는 "맞춤형 공사채형펀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신사 사장은 "투신사에 대한 불신이 있다보니 투자자가 운용대상 채권을 지정하는 맞춤형 펀드를 제외하고는 공사채형펀드는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수탁고가 가장 많이 줄어든 투신사는 현대투신으로 5조4천6백66억원이 줄었다.

이어 <>신한투신 3조7백50억원 <>교보투신 2조9천7백87억원 <>서울투신 2조8천4백5억원 <>한국투신 2조7천3백98억원 <>대한투신 2조4천8백62억원의 순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