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에서 결정된 배당률이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주총장에서 상향조정되는 일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27일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사회에서 결의했던 보통주 25%, 우선주 26%의 현금배당률(액면가 기준)을 보통주 30%, 우선주 31%로 높였다.

대신증권은 이에 따라 모두 1백85억원이 더 배당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또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긍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것도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소액주주권익보호모임 등은 이날 주총에서 총회 진행을 중단시켜 가면서까지 고율배당 등을 강력히 주장한 끝에 경영진으로부터 이같은 약속을 받아냈다.

소액주주 운동을 주도했던 주현기 신구대학 교수는 "대신증권의 이번 결정은 소액주주들의 요구가 주총에서 반영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관행처럼 굳어져 온 상장사의 저율배당에 소액주주들이 잇따라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일제히 개최된 25개 증권사 주총에선 기대보다 낮은 배당과 주가폭락에 항의하는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증권사들은 소액주주 목소리를 반영해 자사주 이익소각, 중간배당제 근거 조항 마련 등 고강도 주가부양책을 내놓았다.

또 감사위원회 설치 등으로 투명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증권사 주총에서 신임 대표이사에는 정종렬(동부증권) 김용규(동원증권) 김명현(세종증권) 사장이 선임됐다.

증권사 주총에선 리젠트증권이 70%의 현금배당(액면가 기준)을 결정해 최고로 나타났으며 대우증권 SK증권 굿모닝증권은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