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종목에 3억주 1백50조원 규모의 "사자"주문이 들어오는 증시사상 초유의 "사건"이 코스닥시장에서 발생했다.

증권감독원과 코스닥증권시장(주)은 시장의 매매질서를 해치는 행위로 보고 이같이 턱없는 주문이 나오게된 배경과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26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넘어 굿모닝증권을 통해 대성미생물에 각각 1억주씩 세차례에 걸쳐 모두 3억주의 사자주문이 들어왔다.

대성미생물은 총발행주식이 38만주에 불과하다.

사자 가격은 주당 50만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주문규모는 무려 1백50조원에 달했다는 계산이다.

3억주의 사자주문중 1백86주는 거래가 체결됐으나 2억9천9백99만9천8백14주는 매매가 성사되지 않았다.

대성미생물에는 이날 장마감 후 3억2천6백88주의 매수잔량이 쌓였다.

이 종목은 50만원으로 전날보다 3만9천원 하락했다.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증권시장(주)은 우풍금고의 성도이엔지 공매도 사건과 유사한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보고 진상을 철처히 조사키로 했다.

이 주문은 굿모닝증권 창동지점에서 사이버거래 시스템을 통해 일반 고객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사자주문을 낸 투자자의 실제 매수의사여부와 관계없이 등록주식을 초과하는 매수주문이 입력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 엄청난 물량의 사자주문이 전혀 걸러지지 않고 세차례나 나갔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같은 형태의 시장교란행위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는 것이다.

위탁증거금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사자주문을 낼 때는 주문액수의 50%를 위탁증거금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25조원의 위탁증거금이 없는데 어떻게 주문이 입력됐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결국 전산시스템에 대한 보완대책이 뒷따르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혼선이 초래될 가능성은 앞으로도 존재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증권사 영업팀 관계자는 "상한가에 수십만주를 사겠다고 주문을 냈다가 매도주문이 나오면 갑자기 사라지는 이상현상이 종종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주가 왜곡을 초래할 수 있는 허수주문을 차단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굿모닝증권은 이날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전산 시스템의 체크 능력을 벗어난 주문이어서 위탁증거금 없이 매수주문이 나갔다"고 해명했다.

13자리 숫자인 9조원대까지의 매수주문은 위탁증거금 여부를 전산시스템에서 자동츠오 체크하지만 14자리 숫자인 50조원 짜리 주문은 전산시스템이 제대로 읽지 못해 에러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