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명성의 잣대로 인식되는 상장법인의 지배주주 등에 대한 채무보증과 담보제공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증권거래소는 23일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상장법인의 채무보증 및 담보제공 건수(공시기준)가 1백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99건보다 36.18% 줄어들었다고 밝 혔다.

그러나 채무보증 및 담보제공액은 2조4천4백89억원으로 지난해의 1조1천98억원보다 1백20.66% 늘어났다.

이는 현대전자가 "현대쇼크"를 치유하기 위해 현대투자신탁증권에 1조4천4백4억원의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대전자의 특수한 경우를 빼면 액수면에서도 감소한 셈이라고 거래소측은 설명했다.

현대전자외에는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2천8백49억원의 보증을 서준 한진중공업과 현대투신증건에 1천7백50억원의 담보를 제공한 현대상선이 채무보증을 많이 서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현대건설에 7백75억원을 보증서준 현대중공업과 풍만제지와 남한제지에 모두 4백90억원을 보증 서준 남한제지 등이 뒤를 이었다.

신세계백화점(4백24억원),KEP전자(3백31억원),동아제약(2백37억원) 등도 채무보증을 많이 서준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상장법인 지배주주의 채무보증과 담보제공의 감소는 재벌의 내부거래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정부가 30대 그룹을 특별관리하는 등 대기업의 내부거래를 강력히 단속한 효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