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16일 장중 한때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27일에 세웠던 저점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 20일 동안 지수가 제자리 걸음을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른 종목은 엄청나게 올랐다.

이 기간중 50%이상 오른 종목이 56개에 이른다.

30%이상 상승한 종목은 1백개가 넘는다.

코스닥종목 5개중 1개가 3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다.

반면 50%이상 하락한 종목은 하나도 없다.

단 두개종목만 30%가 넘게 떨어졌다.

이것만 놓고 보면 지수가 폭등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수는 왜 그자리에서 맴돌까.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죽을 쑤고 있어서다.

새롬기술 하나로통신 등이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반면 개별종목들은 화려하게 비상했다.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지만 투자자들에게 적지않은 수익을 안겨준 종목들이 속출한 것이다.

이는 코스닥시장내에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기준은 바로 물량과 실적이다.

<>물량이 주가 좌우=물량이 많고 적음은 최근 장에서 주가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종목중 등록주식수가 1백만주 미만인 종목은 70개다.

이중 미주실업등 16개가 지난 4월28일 이후 50%이상 올랐다.

34%이상 뛴 종목은 24개나 된다.

신규상장돼 상한가 프리미엄을 받은 가로수닷컴 등을 제외하면 물량이 적은 종목들이 상승률 상위순서를 대부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싯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새롬기술은 하락률 상위 14위에 기록됐다.

19.41%나 떨어졌다.

한글과컴퓨터 하나로통신 다음커뮤니케이션 로커스 아시아나항공 한솔엠닷컴 등 싯가총액 상위 40위안에 들어가는 종목중 7개가 하락률 상위 50위내에 끼었다.

주가가 약세를 보인 15일과 16일에는 더욱 하락폭이 컸다.

한솔엠닷컴이 신저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한통하이텔 아시아나항공 등이 사상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한아시스템 기술투자 오피콤 드림라인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핸디소프트 등이 최근 20일간 최저치 기록을 바꿨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물량이 많다는 것.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1백% 무상증자로 올들어 주식수가 두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유무상증자를 실시해 그렇지않아도 큰 몸집이 더 불어난 종목이 대부분이다.

약세장에서 몸체마저 크다보니 오르지 못하고 밑으로만 떨어지는 셈이다.

사실 최근 장세는 특별한 재료가 없다.

소위 "3무장세"라고 불릴 정도다.

매수주체가 없고 주도주도 없다.

어떤 모멘텀도 보이질 않는다.

이같은 취약한 환경에서 몸이 무거운 종목들이 쉽사리 상승하기란 어렵다.

게다가 싯가총액이 큰 종목들은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종목이다.

최근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공세에서 집중적인 타깃이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기관들의 경우 이제는 팔 물량이 없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매도에 치우쳤다.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코스닥종목이 도마에 올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외국인들의 경우 코스닥시장에 선물거래가 허용되지 않아 마땅한 헤지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최근 매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대형주가 두들겨 맞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신영증권 노근창코스닥팀장은 "작년 10월 상승장때는 기관이나 외국인의 도움없이 순전히 개인들의 힘으로 주가를 끌어올렸으나 그때는 코스닥시장내 물량이 적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지적하고 "당시 30조원대에 불과하던 싯가총액은 최근 100조원이상으로 커졌다는 점에서 개인들의 힘으로만 지수를 밀어올리기는 버거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빛은 나지 않지만 짭짤한 수익을 올려주는 물량이 적은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실적따라 주가 차별화=여기에 또 다른 복병이 나타났다.

실적이다.

1.4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주가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새롬기술 로커스 등은 당초 예상보다 실적이 떨어진다는 소식으로 최근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세계 최고의 반도체장비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1.4분기 실적이 악화됐다는 소식으로 급락했다.

반면 대양이앤씨 등은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결국 어떤 종목을 살 것인가는 가장 원천적인 재료인 실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는 결론이다.

물론 성장성만이 뛰어나다거나 물량이 적다는 것은 좋은 재료다.

특히 물량이 적다는 것은 개별종목장에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상승장에서도 같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다시 주식매수에 나서는 경우 대형우량주를 살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다.

또 물량이 많지않은 종목은 거래량이 적고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리스크가 높다.

코스닥이 우량주의 기준을 물량의 많고 적음이나 검증되지 않은 성장성에서 실적으로 전환해 한 차원 높은 시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