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의 구조조정이 급류를 타면서 두 투신사와 거래하고 있는 고객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두 투신사 영업점에는 최근 상담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공적자금과 내가 맡긴 돈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증권사로 전환하면 펀드 운용은 누가 맡는가""한투와 대투가 합병되는가"등이 주된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물음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두 투신사의 경우 고객의 신탁재산(펀드)이 클린화(부실채권 처리)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의 부실채권이 없어진 만큼 펀드수익률 하락 등으로 고객들이 손해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투신사의 구조조정 작업이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본다.


<> 공적자금 투입 =양 투신사의 부실을 채우기 위해 투입된다.

고객입장에서 보면 고객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두 투신은 최근 신탁재산(펀드)에 편입돼 있던 대우채권 리스채 부도채권 등 부실자산을 모두 끌어내 고유계정(회사재산)으로 옮겨놓았다.

그 결과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각각 3조4천억원과 2조1천억원의 부실(자본잠식규모)을 떠 안게 됐다.

정부는 이를 채워주기 위해 오는 6월부터 9월말까지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각각 3조원과 2조9천억원씩을 전액 현금 투입한다.

이 돈은 고유계정의 부실을 처리하는데 사용된다.

결국 공적자금 투입은 양 투신과 거래하는 고객의 재산(신탁재산)을 깨끗하게 하는 조치라고 볼 수 있다.

<> 신탁재산의 클린화 =고객들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신탁재산 클린화란 펀드내 편입돼 있는 부실채권을 완전히 없앴다는 얘기다.

부실채권은 원리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채권을 가리킨다.

펀드의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지난해 8월 대우채권 문제가 발생한 이후 투신사의 공사채형수익증권 수익률이 가입 당시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것도 부실채권인 대우채권 때문이었다.

두 투신사 관계자들은 "부실채권이 없어진 만큼 3~4개월 정도 지나면 공사채형펀드의 수익률이 다른 투신사에 비해 높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증권사 전환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증권사 전환을 결의한뒤 6월중 증권사로 전환한다.

증권사로 전환하더라도 고객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투신사에서 증권사로 전환한 곳은 현대투신증권 삼성투신증권 제일투신증권 등 3개사다.

이 회사들이 증권사로 전환할 때 고객의 불편사항은 없었다.

두 투신은 또 증권사로 전환한뒤 운용부문을 별도의 자회사인 투신운용회사로 분리할 예정이다.

이 역시 현대투신증권 등 3개사와 같은 절차를 밟는 셈이다.

그동안 병행하던 판매와 운용부문을 별도의 회사로 쪼개 수익증권 판매는 증권사가,펀드운용은 투신운용회사가 맡는 체제로 바뀌는 셈이다.

양 투신이 증권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공적자금 투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투신사는 실적배당이 적용돼 법적으로 손실보전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증권사의 예탁금은 예금자보호 대상에 포함돼 공적자금을 받을 수 있다.

6월중 두 투신사가 증권사로 전환하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고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출자를 받는다.

<> 양 투신사의 합병 가능성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

합병에 따라 "시너지효과"가 나올지에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정부당국도 두 투신의 조기정상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만에 하나 합병되더라도 고객의 재산이 줄어드는 일은 없다.

양 투신의 합병은 증권사 전환 및 운용사 분리 작업을 마친 뒤 증권사끼리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객 재산을 맡아 운용하는 투신운용회사는 별도 회사로 유지된다.

합병으로 인해 양 투신의 펀드들이 섞여 개별 펀드 수익률이 변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얘기다.

장진모 기자 jang@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