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로의 전환을 알리는 서곡인가 아니면 개별재료에 따라 춤추는 이벤트장세인가"

코스닥시장의 최근 움직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상승준비론"과 "이벤트장세론"이 팽팽히 맞선다.

거래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나스닥과의 연동성이 깨졌다는 게 상승세를 점치는 사람들이 주목하는 점이다.

그러나 주식을 사는 사람은 개인들 뿐이고,시장의 주도주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낙관적 해석을 경계하는 전문가도 많다.

개별종목별로 발표되는 재료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릴뿐 추세반전이 나타나지 않아 이벤트장세에 불과하다는 것.

상승준비론을 펴는 사람들은 시장내부의 변화를 강조한다.

암울하게만 보이던 시장에 거래대금과 거래량 증가라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것.

거래대금은 지난 10일 3조5천7백억원에 달했다.

지난 8일 이후 3일 연속 거래대금이 3조원을 웃돌았다.

지난달 27일 1조8천5백억원에 비교하면 거의 두배로 늘었다.

지난 3월 29일이후 최대치이기도 하다.

거래량도 2억3천7백만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 3월 15일 2억8천만주를 기록한 뒤 가장 많은 거래규모를 나타냈다.

거래량과 지수 움직임은 빛과 그림자로 불릴 정도로 연관성이 높다.

통상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어난다는 것은 주가상승시기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월 랠리 때도 그랬다.

1월 폭락장에서 저점을 기록했던 1월 27일의 거래량은 9천만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늘면서 지수도 급등세를 탔다.

2월2일에는 1억5천만주,2월8일에는 2억1천만주로 증가했다.

지수도 178에서 단숨에 233으로 뛰었다.

이후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증가,3월 15일 2억8천만주까지 늘어났다.

거래대금은 1월말 1조4천억원대에서 3월 중순 5조원을 초과할 만큼 증가했다.

거래규모가 늘어나는데 비례해서 지수도 따라 올라갔고,결국 3월 10일 사상최고치(283)를 경신했다.

최근의 거래규모 증가는 이런 관점에서 볼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또 나스닥과의 연동성이 무너진 것도 변화의 단초를 읽게하는 점이다.

나스닥지수는 그동안 코스닥지수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왔다.

나스닥이 떨어지면 다음날 코스닥지수는 하락하고,나스닥이 오르면 코스닥지수는 뛰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나스닥의 움직임에 별 다른 영향을 받지않고 있다.

오히려 거꾸로 움직이는 날이 늘어났다.

지난 9일에 이어 10일에도 나스닥지수가 폭락했지만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올랐다.

신영증권 노근창 코스닥팀장은 "성장성뿐 아니라 기업의 실적을 중요한 지표로 여기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것에 비례해서 나스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시장이 질적으로 개선되면서 "도 아니면 모"의 게임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무더기 상한가가 아니면 무더기 하한가로 대변되는 코스닥 특유의 가격결정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

대신 실적에 따라 같은 업종내에서도 가격차별화가 나타나는 등 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체력보강과 시장의 안정을 바탕으로 상승의 에너지가 충전되고 있다는 게 추세전환을 예상케하는 근거다.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만을 하기에는 아직도 이르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소위 "3무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추세전환을 어렵게한다는 것.

주도주가 없고,시장을 리드하는 매수주체도 없으며,모멘텀도 없다는 뜻이다.

신중론자들은 거래가 늘고있다는 겉모양은 지난 2월랠리 때와 유사하지만 내용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당시에는 외국인이라는 확실하고 강력한 매수세력이 있었다.

이들은 2월 한달동안 1조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또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등 무상증자주와 네트워크장비주 등이 주도주로서 시장을 선도했다.

나스닥시장이 연일 상승하면서 주가상승의 모멘텀을 제공했다.

지금은 어떤가.

그때와는 정반대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을 떠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팔아치우고 있다.

최근 투신이 조금씩 매수에 가담하긴 하지만 매수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식을 사는 사람은 개인투자자들 뿐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는 응집력이 약하고,매수종목이 분산된다는 점에서 강한 상승에너지를 분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수관련 대형주인 한통프리텔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고,시장의 불안감도 가시지않고 있다.

또 나스닥시장의 침체로 외부적인 모멘텀도 사라졌다.

결국 시장은 개별종목별로 재료가 발표될 때 마다 주가가 움직이는 "이벤트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인지 아니면 박스권에 머물 것인지는 확실치않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다"(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실적에 따른 옥석가리기도 시장을 보다 원숙하게 만들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거품이 가득낀 투기판이라는 오명을 벗고,오름세를 탈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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