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증시에서 글로벌 투자의 지침을 제공하고 있는 지수로는 모건스탠리 인덱스 지수(MSCI), 스탠더드 & 푸어스 100 지수, 앞으로 ING 베어링사가 제공할 신흥시장 자료를 토대로 글로벌 성격을 보강한 FTSE 세계지수 정도다.

오늘 9월부터 선보일 FTSE 세계지수는 세계 증시를 선진시장국, 선발신흥시장국, 신흥시장국으로 그룹화하고 이들 시장의 주식을 각각 95%, 3.2%, 1.8%로 고려해 산출한다.

따라서 기존의 MSCI나 S&P 100 지수에 비해서는 개도국 주식에 대한 고려비중이 크게 낮은 상태다.

현재 세계 증시에서 FTSE 지수를 근거로 투자하는 자금은 대부분 유럽계 펀드자금으로 약 8백억-1천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FTSE 세계지수의 산출비율대로 유럽계 펀드들이 투자비율을 가지고 간다면 한국을 비롯한 선발신흥시장국에는 25억-30억 달러 정도의 신규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선발신흥시장국의 증시규모나 국제금융공사(IFC) 등이 내놓은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을 감안할 때 FTSE 세계지수편입에 따라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신규투자자금 규모는 약 2억-5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최근에 모건스탠리사가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기존의 16.4%에서 14.4%로 축소한 것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종별로는 FTSE 지수 산출시 전통적으로 정보.통신업종및 블루칩과 같은 대형주가 중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유럽계 펀드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주식을 편입하게 될 경우 관련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유럽계 자금들은 단기성 위주의 미국계 자금과 달리 중장기적인 성격을 띄고 있어 앞으로 유럽계 자금이 유입될 경우 국내 증시의 수요기반 확충과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도 유럽계 자금들이 미국계 자금보다 우리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

최근 들어서는 유럽이 아시아 증시정책을 재추진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FTSE 세계지수가 초기단계부터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 투자자금이 의외로 많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들어 일본으로 유럽계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서 닛케이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 이같은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이번에 우리나라가 FTSE 세계지수에 편입되는 것을 계기로 유럽계 자금이 유입된다 하더라도 속도는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또 과거 유럽계 펀드들의 투자자금 운용실태를 감안할 때 국내 주식에 대한 보유비중은 시간을 갖고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단기간에 커다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