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 28일 현대투신증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가 그룹차원의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보여야 정부의 유동성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현대투신이 내놓은 자체 경영정상화계획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수정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7일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에 이어 28일에도 현대측 인사를 만나 이같은 정부입장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지원에 앞서 시장이 납득할 만한 현대측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현대의 자구노력에는 계열사의 경영.지배구조 혁신은 물론 대주주나 계열사의 현대투신 부실해소 노력 등 최대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주영 명예회장 등 오너일가의 사재출연 문제에 대해선 "남의 재산에 대해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므로 현대측이 지혜롭게 해결해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신뢰 회복을 위해 오너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지난 28일 발표한 현대투신의 경영정상화계획이 구체성이나 실현가능성이 부족한데다 이행기간도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의 지배구조 혁신이나 현대투신 정상화계획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증권금융을 통해 자금을 지원할 명분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현대투신 지원을 검토하는 것은 현대를 봐주기 위한 게 아니라 시장불안을 막자는 취지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자구노력을 조속히 가시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형규 기자 oh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