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현대쇼크''에서 벗어나 5일만에 기운을 차렸다.

단기간에 폭락하면 통상 나타나는 기술적인 반등차원일까, 아니면 본격적인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일까.

그동안 종합주가지수는 4일 연속해서 무려 75포인트나 미끄러져 내렸다.

무엇보다 현대쇼크가 진정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전날 2천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하룻만에 2천7백52억원어치의 순매수로 돌아선 게 이를 잘 말해준다.

그러나 "주가가 안정을 되찾았지만 시장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다"고 말하는 시장관계들이 많은 편이다.

수급도 여전히 불안하다.

5월 중순께는 미국이 금리를 추가인상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본격적인 회복의 계기를 찾은 게 아니라 제한적인 반등일 수 있다는 얘기다.

<> 기술적인 반등인가.본격 회복인가 =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주가가 단기간에 대폭 하락한 것은 수급불안 주도주와 주도세력, 재료 등의 부재, 거래량 거래대금 침체 등 이미 시장기조가 약해진 상황에서 현대쇼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대쇼크가 진정됐다고 해서 주가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기엔 시장여건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강조했다.

무역수지 역시 4개월째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투신의 이재현 펀드매니저는 "현대그룹은 괜찮다는 정부와 현대그룹의 대응에다 단기 낙폭이 컸다는 게 이날 가장 큰 호재로 작용했다"며 "단기적으로는 아직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등을 보일 때마다 대기물량이 흘러나온데다 투신권의 매물도 좀체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수익증권 고객들의 환매요구가 아직 많은 편"이라며 투신권의 매물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올 1.4분기 영업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0% 호전되는 등 상장사들의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 시장신뢰 회복이 관건 = 시장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현대그룹과 정부의 확고한 문제해결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현대투신 구조조정과 관련해 현대그룹 총수들이 확고한 해결의지를 표명하는등 투자자들에게 확신감을 심어줄 수있는 가시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다급한 불을 끄기 위해 미봉책을 내놓을 경우엔 일시적인 안정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될 예정인 대한투신, 한국투신의 부실에 대한 책임소재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SK증권의 강현철 조사역은 "지난해 대우사태이후 단기 부동화된 시중자금들이 약2백조원대에 달하고 투신사로부터 돈이 빠져나간 것도 투자자들의 신뢰가 급격히 낮아진 탓"이라며 "시장의 신뢰회복 여부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투신권 주주총회가 열리는 5월과 제2금융권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5-6월까지는 주가흐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점쳤다.

<> 미국의 금리 추가인상도 변수 = 5월 중순께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지, 얼마나 인상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미국 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속속 발표돼 다우존스 주가나 나스닥 주가가 이내 회복됐었다.

때문에 미국시장에서 실적관련 모멘텀이 사라지고 미국 금리인상 -> 미국 주가하락으로 연결될 경우 국내 시장도 다시 한번 흔들릴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