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유로화 가치가 연일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다.

25일 뉴욕시장에선 한때 유로당 0.9162달러에 거래돼 심리적 마지노선인 0.90달러에 육박했다.

<>급락배경=통화가치가 경제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는 각도에서 보면 최근의 유로화 약세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금년들어 유로랜드의 성장률은 3%대로 90년이후 최고의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환율은 실물경제 여건보다 국제간 자금흐름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유럽경제 호조"라는 경제여건보다는 유럽내 자금이 밖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현재 유럽기업들은 유로랜드밖에서 인수.합병(M&A)이 활발하다.

정책적으로도 유럽통화동맹(EMU)에 대한 실패우려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당면한 현안인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의도적으로 유로화 약세를 방치하고 있다.

<>전망=최근에 수정전망치를 내놓고 있는 세계예측기관들은 하반기 들어 유로화 가치가 회복되기 시작해 금년말에는 1.12~1.1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3~3.5%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실물경제 여건이 주된 근거다.

문제는 최근처럼 유로화가치가 경제여건과 관계없이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이런 전방은 의외로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전망기관들이 유로화 가치가 0.9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도 경제여건 이외의 요인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장=가장 우려되는 것은 주요 통화가치가 경제여건과 크게 괴리되어 움직이고 있는 점이다.

금년들어 유럽경제 호조와 달리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유럽에서 이탈된 자금이 일본으로 유입됨에 따라 엔화가 모든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시장심리가 급변할 경우 급격한 자본이동과 환율변동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달 중순에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자료에서 미국경제의 붕괴가능성과 함께 이 요인을 세계경제 양대 불안요인으로 지목한 것도 이런 연유다.

국내경제에는 대유럽 수출차질과 환차손이란 부담이 있다.

특히 지난해초 대부분 국내기업들이 유로화 강세를 예상해 보유비중을 늘려 놓은 점을 감안하면 유로화 가치급락에 따른 환차손이 의외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sc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