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인터넷 등 이른바 ''첨단기술주''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첨단기술주에 대한 전망은 올해초까지만 해도 장밋빛 일색이었으나 최근 거품론에 급격히 휘말리고 있다.

전세계 주식시장이 첨단기술주에 대한 경계감으로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는 데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14일 미국 주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급락한 것은 첨단기술주에 대한 거품론, 나아가 나스닥시장에 대한 붕괴 우려감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거품론의 요지는 수익창출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의 성장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인터넷 관련주가 주로 등록돼 있는 국내 코스닥시장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3월10일 기록한 고점(292)에 비해 현재 40% 가량 오그라들었다.

첨단주 거품론은 코스닥시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래소시장의 핵심 정보통신 관련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첨단기술주 유행은 끝났나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지난 14일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지면서 나스닥시장 붕괴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다음날 나스닥지수는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뚝이처럼 급반등했다.

거품론을 일거에 격퇴하는 양상이었다.

나스닥시장에 영향을 받는 코스닥지수도 추가 하락을 멈춘 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첨단기술주의 미래를 감히 속단하는 전문가들이 사라졌다.

"첨단기술주의 위력은 역시 대단하다"는 정도의 코멘트만 내놓을 뿐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락 장세를 겪고 난 뒤 한가지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닷컴(.com)류의 기업은 더이상 투자자들에게 이목을 끌지 못한다는 것.

최근 인터넷공모를 위한 광고가 크게 줄어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 자산운용 상무는 "첨단기술주의 파티는 끝나지 않았지만 파티의 양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란의 밤은 지나가고 이제는 차분하게 옥석을 가리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도 "나스닥과 코스닥의 급락사태는 첨단기술주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상승하는 비정상적인 시장이 막을 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옥석이 가려진다 =회사명에 "넷" "통" "텔" "텍"자가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무차별 상승행진은 이제 막을 내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첨단기술주 가운데서도 수익모델이 확실하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만 오르는 차별화 랠리가 시작될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 증시에서 이런 흐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닷컴기업 솎아내기"라고 부른다.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대의 상승폭(6.56%)을 기록하며 급반등한 지난 17일.

오른 종목은 1천7백50개에 불과했다.

하락종목수(2천6백16개)를 크게 밑돌았다.

결국 몇몇 좋은 종목에만 돈이 몰렸다는 결론이다.

좋은 종목의 기준은 단순하다.

확실한 이익기반을 가진 우량업체다.

이날 대형 우량주들이 모조리 올랐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세계 최대 인터넷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는 거래량 1위를 기록하며 9달러 상승했다.

그 다음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했다.

오라클 인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거래량 상위를 휩쓸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반대로 하락률 상위 10개 회사에는 성장성만을 담보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닷컴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수익모델이 확신을 주지 못하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손동식 미래에셋 펀드매니저는 "나스닥시장의 이런 질적변화는 코스닥시장에도 조만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첨단기술주 어떤게 있나 =정보통신 인터넷을 주축으로 하는 첨단기술주의 범주는 매우 광범위하다.

통상 <>인터넷 <>통신서비스 <>통신장비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인터넷은 인터넷서비스, 전자상거래서비스, 전자상거래솔루션 등으로 <>통신서비스는 유선과 무선으로 <>통산장비는 전송장비, 네트워크장비, 무선장비, 위성수신기 등으로 나눠진다.

정보통신주가 뜬다고 해서 이들 종목군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통신서비스 업체 주가가 올라도 통신장비 업체의 주가는 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첨단기술주에도 수많은 소테마군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각각의 테마에 어떤 종목이 포함되는지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특히 투자종목을 고를 때 서비스내용이나 생산제품이 비슷한 종목이 여러개 있기 때문에 상대적인 주가비교를 반드시 해봐야 한다.

<> 유의점 =낙폭과대라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

주가가 고점에 비해 많이 하락했다고 해서 저가매수할 경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주가가 오를 때 천장을 모르고 오른 만큼 내릴 때는 바닥을 쉽게 확인할 수 없는게 첨단기술주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저가매수에 나설 경우 반드시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던 원인을 분석한 뒤 매수에 가담해야 한다.

장진모 기자 j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