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미국경제 호황의 주역은 IT(정보기술) 산업이라 일컬어지는 정보통신.인터넷 관련 기업이다.

디지털.네트워크화에 따른 정보공유 및 거래비용 감소가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 결과 물가안정 속에서 고성장을 지속하는 신경제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제변화의 핵심인 IT 기업은 주요 증시에서 시장평균 수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실례로 미국 통신네트워크업체인 시스코사의 주가는 지난 2년 동안 시장평균 수익률을 5배나 상회하면서 나스닥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인터넷시장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른 네트워크장비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시스코의 매출은 지난 8년동안 1백배 이상 증가했다.

주가는 지난 3월말 이후 나스닥 버블논쟁과 함께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기는 했지만 최근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부분의 IT 기업이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승세로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한아시스템은 인터넷이용자 급증에 따라 중소형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백%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은 무려 7백% 가량 늘어났다.

주가는 지난해 12월초 등록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2월말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공모가 대비 1백5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적호전과 미래성장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IT 기업의 주가상승세는 미국과 국내증시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동조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첫째 대부분의 기업들이 앞다퉈 IT관련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통신수단의 발달로 해외 증시에 대한 정보 공유가 보다 용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증시의 동향과 시장내 업종별 추이를 파악하는 것은 투자 판단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미국증시 추종은 몇 가지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우선 해당 기업의 기술력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시스코의 경우 대부분 네트워크 장비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네트워크 시장의 성장이 곧바로 시스코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코스닥 등록업체의 경우 외국 선진업체와 전략적 제휴 내지는 수입 판매업체에 지나지 않아 향후 성장성에 대한 가치 평가가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종목을 고를 때 해당 기업에 대한 관련 기술력과 제조 능력보유 여부가 선행돼야 한다.

둘째로는 IT 기업의 실적호전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당수 IT 업체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유상증자와 함께 전환사채 등 주식 관련 채권발행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주가판단의 기준이 되는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희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정열 < SK증권 기업분석팀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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