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닥 폭락의 직접원인은 나스닥지수의 하락이라는 외생변수가 크게 작용했다.

나스닥의 상승이 없으면 코스닥의 반등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나스닥지수가 사상최대폭의 상승세를 보인 18일 코스닥지수는 오르기는 커녕 더 떨어졌다.

태평양건너로 부터의 낭보를 접하고 아침 동시호가에 주식을 산 사람들은 큰 낭패를 봤다.

나스닥상승이라는 특제약이 왜 약효를 내지 못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세가지 이유를 꼽는다.

우선 나스닥의 상승이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에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빠졌다.

5천포인트에서 3천포인트 초반까지 수직낙하했다.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로 기술적인 반등이 나올 시점이 되고도 남았다.

급반등후 추가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음날 혹시라도 나스닥지수가 떨어지면 어떻하나"라는 불안감이 적극적인 매수세 형성을 방해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음은 시장내에 존재하는 수급에 대한 불안이다.

코스닥시장이 내부적으로 안고 있는 가장 큰 악재다.

다음달말까지 지속적으로 쏟아질 유무상증자 물량이 문제다.

주가하락으로 절대금액이 크게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기에는 충분하다.

또 신규등록물량도 만만찮게 쏟아질 태세다.

이달들어 등록공모를 한 회사만 20개 가까이 된다.

물량은 증가하는데 수요는 늘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시장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투신권이 거래소와는 달리 코스닥에서는 1천1백7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장초반 주가가 오르는 듯하다가 맥없이 주저앉은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시장전망을 확신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일단 팔고보자"며 물량을 던진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나스닥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질적인 차이를 든다.

기술주에 대한 거품론이 부각되면서 성장성보다는 실적이 더 중요한 평가잣대로 이용되고 있는게 요즘 추세다.

나스닥시장에는 시스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즐비하다.

17일 지수상승을 견인한 것도 이들 종목이다.

실적이 탄탄하면서 성장성을 겸비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기술력도 연구소용이 아니라 시장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는 성장성과 확실한 기술력을 겸비했다고 인정받는 업체가 드물다.

막말로 마음놓고 살만한 종목을 찾기가 어렵다.

나스닥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이날 주식을 6백32억어치 순매도한 게 이를 반증한다.

코스닥전문가들은 나스닥지수가 완전히 상승추세로 돌아서고 결국 전세계적인 기술주 동시조정이 끝나면서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야 코스닥지수가 본격적인 반등의 시동을 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