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에 공황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주가는 사상 최악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아시아와 유럽증시도 이번주 첫날인 17일 급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유럽언론들은 런던 등 유럽증시가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사태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은 증시기조가 무너질수 있다고 경고해 위기감을 높였다.

뉴욕증시는 지난 14일 첨단기술주 투매에다 금리인상 우려까지 겹쳐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3백55.49포인트(9.67%)가 폭락한 3,321.29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 내내 급락, 한주일간 모두 1천1백24포인트(25.3%) 떨어졌다.

4,000선 붕괴에 이어 3,000선마저 위협받으면서 지난 3월10일의 사상 최고치(5,048.62) 대비 하락률은 34.2%로 커졌다.

다우지수도 금융주가 급락세를 주도하면서 6백17.78포인트(5.64%)가 폭락한 10,305.77로 거래를 마쳤다.

이 낙폭은 87년 10월19일의 블랙먼데이(5백8포인트 하락)때보다 더 크다.

S&P500지수는 83.20포인트(5.76%)가 빠진 1,357.58포인트를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고평가된 첨단기술주에 대한 매도압력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상 우려가 고조돼 미국주가가 폭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의 주가폭락으로 미국증시 규모는 한주 사이에 2조1천억달러나 급감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7% 상승, 예상치 0.5%를 웃돌며 5년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발표, 금리인상우려를 촉발시켰다.

유럽언론은 16일 "뉴욕증시 폭락의 영향으로 유럽증시가 17일 블랙 먼데이를 맞을 것"이라며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대폭락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증시에서는 인터넷 등 첨단기술주들의 급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그린스펀 FRB 의장은 지난 주말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불확실성에 직면할 경우 거기에서 빠져 나가려는 자위반응을 하는게 인간의 속성"이라며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증시 기조가 무너질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로렌스 서머스 미국재무장관은 G7 재무장관회담에서 "미국의 인플레우려가 크지 않다"며 FRB의 추가금리인상 움직임을 경계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