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거래 일수 10일이 지난 지금 증권가의 반응은 "기대이하"이다.

거래종목은 늘어났지만 거래나 투자자 반응은 좋아지는 기미가 없다.

현재 상장종목수는 모두 18개.그렇지만 4개 종목만으로 출발했던 지난달 29일에 비해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모두 적다.

제3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힘들고 유동성도 확보되지 않은 점이 꼽힌다.

제3시장이 걸음마를 해가는 과정에서 노출하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도 투자심리를 급냉시키고 있다.


<> 미흡한 공시 =제3시장은 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 달리 공시 대상이 많지 않다.

투자자입장에서 볼때 공시가 적다는 사실은 정보를 얻는 기회가 그만큼 차단됨을 뜻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전환사채 문제다.

전환사채가 투자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은 한국웹티브이가 증명했다.

이 회사는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가 8백원에 1백25만주,1천원에 60만주 등 두차례에 걸쳐 지난 2월 주식 전환됐음에도 지난 3일에야 이를 공시했다.

제3시장 상장기업의 경우 전환사채 부분은 공시해야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제3시장 평균주가는 1만2천원에서 2만8천원대.

전환사채가 싼값에 주식으로 전환되면 물량부담이 생기게 마련.

투자자들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증권업협회와 코스닥증권시장은 공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 착시현상 초래하는 최초 매매기준가 =최초 매매기준가는 두가지 방식으로 산정된다.

지정신청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공모한 사실이 있으면 발행가가,그렇지 않으면 액면가가 최초 매매기준가가 된다.

공모당시 발행가는 투자자들의 참여가 있었다는 점에서 주가판단의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공모이후 유무상증자가 있었다면 자료가치는 제로다.

확률씨앤씨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해 12월 1만원에 인터넷 공모를 실시한 뒤 지난 1월 주당 5주씩의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1만원을 내고 6주를 받았으니까 주당 가격은 1천6백67원이 된다.

그렇지만 최초 매매기준가는 발행가인 1만원이 그대로 적용됐다.

시장가격이 아니면 권리락을 실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5천~6천원대(가중평균)선인 이 회사의 주가는 공모 발행가를 밑돈다는 오해를 초래했다.

증협은 오는 17일부터 발행가가 최초 매매기준가로 책정된 기업의 경우 공모이후 유무상증자 내역을 지정일에 공시키로 했다.

액면가로 책정된 최초 매매기준가가 투자지표가 되기 힘들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 대표성 없는 가중평균주가 =제3시장은 주가가 무제한으로 움직인다.

주가 변동폭은 하루 10원에서 1백만원(한국웹티브이, 지난달 31일)까지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현재가는 조회시점으로부터 가장 최근의 체결가를 뜻한다.

따라서 현재가로 주가흐름을 파악하려고 했다가는 방향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가중평균도 함정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아직 거래가 크게 늘지 않아 더욱 그렇다.

가중평균은 거래건별 거래량과 금액을 모두 합해 나눈 숫자다.

거래가 미미한 상태에서 비정상적인 고가 거래가 몇건만 이뤄지면 가중평균은 크게 상승한다.

예컨대 1만원에 1백주, 1만2천원에 1백주, 10만원에 20주가 거래됐다면 가중평균은 2만원.

10만원이라는 비정상적인 가격에 거래된 물량이 평균가격을 높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크게 늘고 주가 변동폭이 축소되기까지 가중평균 눈속임은 항상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턱없는 가격대의 매매체결 =제3시장에선 비정상적인 매매가 여전히 많다.

가중평균이 몇만원대인데도 1천원 밑에서 거래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거래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0을 한두개 빼뜨리고 잘못 입력한 주문이 체결돼 이런 현상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제3시장은 가격제한폭이 없는 탓에 현재가와 차이가 큰 주문도 그대로 입력된다.

이런 실수를 겨냥해 일부 투자자들은 아예 매수주문을 저가에 깔아 놓고 기다리기도 한다.

모든 종목에 몇십원에서 몇천원까지의 매수주문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사이버거래를 하는 투자자라면 컴퓨터 엔터키를 누르기 전에 반드시 주문가격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시장 기능을 위협하는 거래 부진 =첫날 거래규모는 65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줄곧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거래종목은 4배이상 늘어났는데 거래가 늘지 않는다는 것은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그래도 보여준다.

시장의 덩치가 커지고 참가자들도 늘어야 활성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3시장 종목정보 제공업체인 3S커뮤니케이션의 유재경 이사는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려면 종목수는 50개이상 되어야하며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1백만주와 1백억원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10일간의 동향에 비춰 제3시장의 미래가 극히 불투명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지명도가 있는 대표주자(종목)의 상장이 이뤄지면 투자자들도 모여들 수 밖에 없고 자연히 시장 분위기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제3시장 지정신청을 추진중인 이니시스에 기대감이 몰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 기업내용 제대로 알기 힘들다 =제3시장 상장 기업들은 회사 역사가 짧은 곳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설립된 곳들도 상당수다.

당연히 공시 등 투자자 보호 제도에 익숙치 않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해놓고도 몰라서 공시를 못할 개연성이 높다.

실적 자료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설립된 기업들은 사업성이나 성장성을 점치기 어렵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회사로 자주 연락해서 주주 입장으로 진행사항을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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