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나 총선처럼 국가의 권력판세를 새로 짜는 작업은 그 결과의 불투명성 때문에 선거 이전 증시엔 악재로 작용하곤 한다.

선거가 끝나면 결과에 상관없이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풀리곤 했다.

13일에 치르진 총선도 증시를 해빙무드로 이끄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물론 증시안팎의 여건은 여전히 녹녹치 않다.

미국 주가라는 외풍이 만만치 않은데다 수급이 꼬여있고 금융권 2차 구조조정,통화및 금리에 대한 향후 정부정책등의 변수가 버티고 있다.

이런 변수를 감안,총선후 주가가 당분간 800~900의 박스권을 맴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선거결과와 주가=선거결과 자체는 앞으로의 증시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한일투신의 우경정 이사는 "이번 선거결과로 하루이틀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일시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고 초점은 증시내부적인 문제로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의 정태욱 이사는 "구조조정등의 개혁의지가 일관되게 흐르고 정국안정이 유지되면 외국인투자가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대우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80년 이후 네번의 총선과 네번의 대선이 실시됐는데 선거후 주가가 오른 네번중 두번은 야당이,두번은 여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미국주가 향방=미국의 다우존스주가는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와,나스닥주가는 코스닥주가와 동반등락하던 양상이 달라졌다.

최근 들어서는 나스닥주가 움직임에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양상이다.

나스닥 주가의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에선 인터넷및 정보통신주등 성장주의 거품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익성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특히 나스닥의 신용거래는 골치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위원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한 신용거래규모가 나스닥시장 싯가총액의 2% 정도"라며 "이는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규모여서 상당한 불안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시장내 싯가총액이 큰 정보통신주가 나스닥시장의 영향을 받고 있는터라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그만큼 심한 외풍을 탈 수 있는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외국인의 행보=SK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충식 상무는 "장을 좌지우지할 요인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한 수급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급개선의 열쇠는 결국 외국인이 쥐고 있다"며 "나스닥주가 동향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굴곡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은 지난 3월에 3조6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4월들어 12일 현재까지는 2천9백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주 매수열기가 다소 식었고 중가우량주로의 매기확산마저 주춤거리고 있다.

한일투신의 우 이사는 그러나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크게 악화된 게 없고 지난해에 이어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가 재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불안심리 걷히나=12일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정부가 개입하는 인위적인 금융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힘을 얻어 증권,은행주가 이날 모처럼 날개를 달았다.

우 이사는 투신사 구조조정과 관련 "대우채 손실이 어느 정도 반영됐고 대형 3대 투신사는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문을 닫거나 하는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금융권을 관통할만한 불안요인이 아니라는 얘기다.

<>주가 전망=당분간 800~90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등시동을 걸더라도 급등보다는 점진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우 이사는 "외국인의 매수세와 함께 고수익을 찾아 인터넷기업등으로 쏠린 자금이 수익증권등으로 유입돼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생겨야 한다"며 "전환점은 2차 금융구조조정 일정,통화및 금리정책이 결정돼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싯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확실성이란 악재가 충분히 반영돼야 진바닥이 확인될 것이란 지적이다.

진바닥권은 800선 정도로 예상했다.

정 이사와 이 상무 역시 당분간 800선을 지지선으로 하고 900선까지 반등하는 박스권을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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