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이 12일 생명보험사의 연내 상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신세계 제일제당 삼성전기 대우 등 삼성생명 또는 교보생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회사들이 연내에 대규모 평가차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생명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신세계와 제일제당의 경우 삼성생명의 상장주가에 따라 평가차익 규모가 적게는 3천억~4천억원, 많게는 1조~2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증권 조사부 이승주 연구위원은 이날 "삼성생명 주식 2백71만4천주를 보유중인 신세계의 경우 장부가는 53억1천만원으로 거의 액면가 수준이며 이를 적정주가인 주당 16만원으로 평가해도 4천2백88억원의 평가차익이 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또 "제일제당은 보유중인 삼성생명 주식 2백15만2천8백주(10.76%)중 25만주를 삼구쇼핑 인수대금으로 지불해 현재 1백90만2천8백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제일제당의 평가차익도 3천3백억여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백운 팀장은 "삼성생명의 적정주가는 70만원으로 추산되며 현재 50만원선에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세계와 제일제당의 삼성생명 주식 평가차익이 각각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 팀장은 특히 "제일제당이 삼구쇼핑을 인수할 때 삼성생명 주식을 주당 28만원(25만주, 총 7백억여원)으로 계산해 대금으로 지불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도 삼성생명 주식 9만4천7백31주(0.47%)를 보유하고 있어 수십억원 또는 수백억원의 평가차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김우중 전 대우회장과 (주)대우가 35%를 갖고 있으나 채권은행단이 담보로 잡고 있다.

따라서 교보생명이 상장될 경우 채권은행단이 대우그룹에 빌려준 돈중 일부나마 수월하게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백 팀장은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99년말 교보생명의 주식가치를 주당 15만6천5백원으로 평가했다"고 말하고 "대우 채권은행단은 대우가 보유중인 교보생명 주식을 담보로 잡을 때 주당 20만8천2백46원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최명수 기자 m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