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이 연일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재료로 주가가 폭등한 10일에도 투신을 주식을 내다 팔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투신권이 본격적인 매도우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15일부터.

이후 이달 10일까지 투신권은 5천2백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중 투신권이 매수우위를 보인 날은 지난 3월24일(97억원 순매수) 단 하루뿐이었다.

투신권의 매도공세는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투신권의 누적순매수 규모를 살펴보면 어느정도 추정할 수 있다.

작년 7월1일부터 올1월말까지 6개월동안 투신권의 누적순매수 규모는 5천9백71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투신권은 코스닥지수가 200선을 돌파하기 직전인 2월1일부터 코스닥지수가 전고점 근처에 다다른 3월14일까지 한달반 동안 무려 7천8백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투신권의 누적순매수 규모는 1조3천8백51억원으로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하지만 투신권의 공격적 매수등에 힘입어 한달반동안 198.76에서 276.73으로 급등했던 코스닥지수가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문제가 나타났다.

투신권으로선 결과적으로 "상투"를 잡은 꼴이 된 것.코스닥지수는 지난주 7일 205.97로 폭락했고 이 과정에서 투신은 매물을 쏟아냈다.

처음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손절매까지 나왔다.

투신은 지난 3월1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무려 5천2백8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누적순매수 규모를 8천5백67억원으로 줄였다.

지난 2월1일부터 3월14일까지 매입한 주식중 67%를 팔아치운 것이다.

급한 매물은 어느 정도 정리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매물을 내놓아도 물량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순매수로 돌아서길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대부분의 펀드가 20%안팎의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투신사들이 손해를 감수한 대량매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매도세는 코스닥시장의 불안정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데 따는 부담감으로 보유주식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형범 LG투자증권 연구원도 "대규모 손절매 물량은 코스닥지수가 270에서 200선으로 하락할 때 대부분 나온 상태라 앞으로는 지수상승을 이용한 손실만회 차원의 물량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매도세가 지속되더라도 코스닥지수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매도물량이 흘러나올 것이란 얘기다.

주용석 기자 hohobo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