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 펀드와 CBO펀드의 수탁고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수탁고 규모가 너무 커져 가입한 고객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4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3일 현재 전체 투신권의 하이일드 펀드와 CBO펀드의 수탁고는 두 상품을 합쳐 20조원을 넘어섰다.

하이일드 펀드는 10조8천7백88억원어치가 팔려 나갔고 CBO펀드의 수탁고는 9조1천5백84억원을 기록했다.

초기 하이일드 펀드가 공모주 수혜를 입으면서 예상외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냄에 따라 고객들의 관심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고수익은 이제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투신권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두 상품의 수탁고가 이미 20조원을 넘어서 각 펀드별로 돌아가는 공모주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하이일드 펀드 설정초기 등록됐던 한통프리텔이나 한통하이텔과 같은 대형종목의 공모는 앞으로 없을 것으로 보여 공모주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이같은 예측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의 상품판매경쟁은 불을 뿜고 있다.

심지어는 CBO펀드에 편입할 후순위채권도 준비하지 않은 채 펀드 설정부터 시작하는 운용사까지 있어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투신운용의 경우 현재 발행한 후순위채권은 3천5백억원어치뿐인데도 수탁고는 이미 2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3천5백억원어치의 후순위채권을 모든 펀드에 25%씩만 채운다 하더라도 최대 판매액수는 1조5천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펀드 설정후 2개월내에 후순위채를 편입하기만 하면 된다는 규정을 악용하고 있는 셈이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CBO펀드의 모양새를 갖추지도 않은 펀드들까지 수요예측에 가세,다른 펀드들의 공모주를 갉아 먹는 등 과열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수익률을 맞춰주지 못하거나 편입채권의 부도로 수익률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경우 또 한번 투신권의 이미지가 실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안재석 기자 yago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