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시 서북부 하이디앤취(해정구).

기술력에서 이름난 공과대학 칭화대학(청화대학)이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칭화대 창업보육센터에는 5평 남짓한 사무실이 빽빽히 줄지어 있다.

컴퓨터 모니터에 빨려 들어갈 만큼 일에 열중인 학생들이 각 사무실을 채우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인터넷 벤처기업 판소닷컴(fanso.com) 관계자는 무척 반갑게 이국의 손님을 맞이했다.

회사의 팜플렛을 들이밀며 사업아이디어를 설명하고 떠날 때에는 기념품도 챙겨주는 열의를 보였다.

칭화창업보육센터 루오지앤뻬이 부주임은 "이곳 젊은이들은 자기 PR 마인드가 확실하다.

그것이 사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칭화창업보육센터는 지근 거리에 있는 "중국의 실리콘밸리"격인 중관춘에 입성하려는 대학생들의 부화기(incubator)다.

렌샹(연상)그룹, 스퉁(사통)그룹과 같은 성공한 벤처기업을 꿈꾸는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들이 23곳이나 입주해 있다.

부화기를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은 3년.

이 기간엔 보육센터가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웬만한 설비는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비치해 주고 경영자문이라든가 자산관리 법률문제를 상당해 주는 전문가들이 항상 사무실 문을 열어 놓고 있다.

루오 부주임은 "23개 모험기업(벤처기업)중 2개 업체가 이미 미국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 제공 제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멀티비전 개발과 인터넷 콘텐츠 제공에서 두각을 나타낸 업체들이었다.

보육센터의 운영은 이곳의 젊은이들만큼 참신하다.

일단 엄격한 입주 심사를 거친 예비 벤처들은 중국내 다른 창업지원기관 이용료의 절반 수준만으로 칭화보육센터의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에는 보육센터측과 입주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한다.

이 자리에서 아이디어가 교환되고 미흡한 서비스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대신 이곳에서 성숙한 기업들이 중관춘이나 그 밖의 지역으로 독립해 나갈 때 보육센터측은 그 기업의 지분을 2%까지 요구할 수 있게 돼 있다.

루오 부주임은 "칭화대와 베이징대,중관춘을 연결하는 하이디앤취는 IT분야에서 초강국의 대열에 올라서려는 중국 수뇌부가 앞으로 10년간 2천억위안(약 28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곳"이라며 "여기에 들어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에 한층 다가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고의 두뇌집단인 중국과학원과 중국공정원을 배후에 두고 베이징대 칭화대 런민대 등 수많은 대학과 중관촌의 6천여 정보통신 관련기업이 자리한 하이디앤취.

이곳은 산.학.연 협력관계가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터전으로 꼽히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이 무난하고(중국사회과학원) 오는 2025년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미국을 뛰어넘을 것(미국국가가안보위원회)이라는 예측은 8 이어진 중관춘 거리에 즐비한 전자상가단지와 거리를 메우고 있는 "젊은 자전거의 행렬"에서 현실화되고 있었다.

베이징=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