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합병(M&A) 시장이 활기를 띠게 된 것은 IMF(국제통화기금)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의 결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고 이들이 M&A 시장에서 인수자와 피인수자로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인터넷 관련업이나 IT(정보통신) 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원매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이 디지털 경제화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새 사업에 진출하려고 M&A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하반기이후 인터넷 및 정보통신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가시화되면 M&A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M&A가 이뤄지면 이를 재료로 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 증시에는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왜 활기 뛰나 =IMF이후 뚜렷한 경기회복세가 M&A 시장이 달아오르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해 많은 기업들은 증시활황에 힘입어 보유주식에서 평가이익을 낸데다 유상증자를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했다.

이들은 굴뚝산업의 한계를 느끼고 인터넷 또는 정보통신관련 기업을 인수하려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M&A팀 M&A 전문중개회사 로펌 등에 매물로 나온 기업은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만 하더라도 40~50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매물로 나온 기업들중엔 구조조정에 실패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주가가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M&A 시장이 달아오르는 배경이다.

증권거래소 시장에선 싯가총액이 보유자산의 처분가치(청산가치)보다 낮은 종목이 50개 이상에 달한다.

코스닥시장도 거품이 가라 앉으면서 벤처기업들이 선별화되는 추세다.

<> 주요 사례 =M&A 전문가인 윤현수 코미트캐피탈 사장은 올들어 태양금속공업을 인수한데 이어 신신 대양 진흥금고 등 4개 상장회사를 사들였다.

윤 사장은 볼트너트 생산업체인 태양금속공업을 인수한 후 이 회사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가고 있다.

태양금속은 지난달 15일 신신상호신용금고를 인수했고 신신금고는 지난달 23,24일 인천의 대양상호신용금고(방림 계열)와 서울의 진흥상호신용금고(신라교역 계열)를 인수했다.

세종투자개발도 상장회사를 5개나 인수하면서 증권업계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용호 세종투자개발 대표겸 KEP전자 회장은 "IMF 이후 구조조정에 실패한 기업들을 사들여 생명공학 또는 인터넷사업 위주로 업종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지난달 31일 대한생명이 자회사인 동아제분을 한국제분(사장 윤석하)에 약 1천6백억원에 넘기는 등 비상장 비등록회사간의 인수합병사례도 많다.

<> 앞으로 전망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M&A 열기는 시작단계일 뿐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코미트캐피탈 윤 사장은 "벤처와 코스닥 열풍이 주춤해지면 중소벤처기업과 인터넷기업을 중심으로 M&A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나이티드M&A 김종학 상임고문은 "정보통신(IT) 업체들의 기업실적이 윤곽을 드러내는 올 하반기 또는 내년초에는 M&A 붐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94년 10월 한솔제지가 동해종금을 공개매수한 이후 IMF 직전까지 이어졌던 1차 M&A 붐에 이어 곧 2차붐이 닥칠 것이라는 이야기다.

최명수 기자 m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