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러시아 과학기술계의 최대의 관심사는 두가지다.

첫째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기초과학기술을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로 연결시킬 것인가라는 "상업화"문제이다.

둘째는 미처 상업화되기 전에 이들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두뇌유출(Brain Drain)방지"문제다.

러시아 과학기술의 모든 정책을 수립.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과학기술부 테리에센코 차관 역시 이 두가지 문제에 가장 깊은 관심과 우려를 나타냈다.

테리에센코 차관은 "지난 90년 이전에는 연구소들은 오직 지시에 의해서만 연구하고 이윤이란 개념이 전혀 없었지만 산업의 70%가 민영화된 지금은 연구소들이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보고 상업화하는 데 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두뇌유출에 대해서도 테리에센코 차관은 "몇년전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두뇌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산업화가 빨리 이뤄져 충분한 연구장비를 마련해주어야한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과학기술의 기본방향은 무엇인가.

"국민의 건강,안보,세계시장개척 이 세가지 목적을 위해 과학기술을 발전시킨다.

올해 러시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는 생명공학 우주항공 정보통신이다.

이는 세계 과학기술계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다.

그러나 정부의 과학기술육성의 우선정책에 개별 과학자들이 반드시 따르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갖고 있는 원천기술들이 상업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상업화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기술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가격을 매기지도 못한다.

상업화를 위한 각종 제도적 기초가 없었던 점도 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 이런 상황을 바꾸려고 관리도 강화하려고 한다.

최근 러시아경제가 회복하는 단계여서 이런 노력들이 효과를 보고 있고 상업화에 성공한 연구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두뇌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러시아를 떠나는 과학기술인력이 매년 2천명정도나 됐다.

조사결과 이들이 외국에서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할 정도로 대책없이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과학자들이 러시아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장비부족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출인력이 30~40% 줄었고 차츰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여서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연구원들에게 일할 분위기와 장비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러시아의 과학기술이 값싸게 팔려나가고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해 정당한 대우를 받는 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견해는.

"경험적으로 볼 때 한국의 경영자들은 협상이나 논의할 때 쉬는 적이 없었다.

이들로부터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특징은 매우 다이나믹하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기초과학과 한국의 매니지먼트가 합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이 가장 좋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