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의 확정금리상품인 신탁형저축상품이 부실화 위기에 처해있다.

현재 수탁고가 10조원에 이르고 있어 부실정도가 심화될 경우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게 또 한번의 경영위기가 닥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9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투신사의 유일한 확정금리 상품인 신탁형증권저축은 올들어 지난 27일까지 4조7천억원가량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신탁형저축을 취급하는 투신사는 한투 대투 동양오리온투신 3곳으로 수탁고는 27일 현재 각각 4조5천억원,4조1천억,1조1천억원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월말 한투와 대투의 신탁형저축 한도를 2조4천억원에서 4조9천억원으로 확대해준 뒤 수탁고가 급증세를 보였다.

신탁형저축 잔고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수시로 입출금 할수 있는데다 은행금리보다 높은 확정수익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 투신은 현재 1개월에 연6~7%,3개월에 연7.5~8%의 확정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투신사들은 그러나 신탁형저축이 신탁재산(일반펀드)과 분리돼 고유계정으로 간주된다는 점을 악용,신탁재산의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투와 대투의 경우 최근 펀드클린화 작업을 하면서 부실채권을 대거 신탁형저축으로 옮겨 놓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신탁형저축이 고유계정으로 간주되더라도 결국 고객들이 맡긴 돈인 만큼 문제가 발생하면 고객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투 대투는 금융감독원의 동의를 받아 위험성이 높은 주식(장외주식 포함)에까지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탁형저축에서는 주식에 투자하지 못했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양 투신의 회생을 앞당기기 위해 신탁형상품의 한도확대와 함께 주식투자를 가능하도록 특혜를 주고 있지만 자칫 또 다른 부실이 생기기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확정금리를 맞춰주려면 자금을 차입해야 하고 그 결과 부실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장진모 기자 j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