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내실있는 기업의 대명사로 통한다.

기간산업인 전력을 독점 생산하는 우량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는 작년 11월말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굴뚝주"가 도매금으로 매도당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궂이 재료를 꼽으라면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더뎌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총선 이후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재추진될 것으로 보고 이 회사 주가에 대해 상승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외국인들도 열흘 넘게 순매수로 나서는 등 이회사 주가에 대해 종전과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수병 사장도 지난 17일 열린 주총에서 올해 경영목표의 최우선 순위를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원활한 추진"이라고 밝혀 구조개편을 테마로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한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0.2% 증가한 15조5천1백64억원,당기순이익은 33.2% 증가한 1조4천6백7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사상최대치다.

이는 경기회복으로 전력판매량이 전년대비 10.7% 늘어난데 힘입은 것이다.

올해 사업 전망도 낙관적이다.

대우증권은 한전의 올 경상이익이 지난해 대비 6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수요가 작년 대비 8.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지난해 11월 단행한 전력요금 인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원화강세에 따른 연료비 부담의 감소 등도 한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자지분 매각을 통한 특별이익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중공업 지분을 처분할 예정이다.

통신망 임대회사인 파워콤의 지분매각을 통해서만 약 4조원의 평가차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오는 8월까지 두개의 열병합발전소를 매각할 예정이다.

특히 전력산업의 구조개편이 가시화되면 부채비율이 현재의 1백10%에서 48%로 대폭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튼튼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전망=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총선 이후 국회의 전력산업 구조개편 관련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매수 의견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한전은 현재 과매도 상태"라며 "경기회복에 따른 전력판매량 증대와 환율하락 등으로 수익력이 향상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은 이회사의 6개월 목표주가를 4만2천원으로 제시했다.

김순영 SK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한전의 올해 예상 EPS(주당순이익)는 3천7백6원,PER(주가수익비율)는 7.3배로 시장평균(9.5배수준)보다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한전은 국내 증시를 대표하며 안정성이 월등하므로 PER나 EV/EBITDA(기업가치를 세금 및 이자지급전 이익으로 나눈 수치)에서 시장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다시 추진될 경우 적정주가는 5만원 이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배근호 기자 bae7@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