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중순 이후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는 해외 반도체주식과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표적인 반도체 메모리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 한달동안 50% 이상 급등했다.

일본의 NEC도 15%이상 오름세를 타고 있다.

동종업종의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의 동조화 현상은 다른 업종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메모리 업체들의 경기민감도가 다른 업종에 비해 크다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뚜렷한 절대강자가 없이 엇비슷한 생산규모를 가진 소수의 메이저업체가 자국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마켓(Global Market)에서 경쟁하고 있다.

국내 메모리업체들은 생산량의 90% 이상을 수출하고 있고, 설비투자에 필요한 핵심장비의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반도체야말로 자원의 조달과 생산 판매 등 모든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마켓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주가동조화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두 회사의 주가 동조화는 지난 97년이후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의 외환위기와 이후의 극복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등 통신의 발달로 외국정보의 국내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국내 투자자들이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른바 "외국인 따라하기"가 중요한 투자전략의 하나로 자리잡은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에따라 해외 반도체업체들의 주가움직임도 눈여겨 봐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외국의 일반 증권정보와 반도체업체 주가그래프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사이트 검색에 앞서 유용한 지수및 업체들의 Symbol(한국시장으로 이야기하면 코드)을 먼저 알아둬야 한다.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Symbol 입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반도체 업종지수는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에서 제공하는 "Semiconductor Sector Index"이다.

이 지수는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램버스, LSI로직,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 등 우리에게 익숙한 16개 대표적인 반도체회사로 구성된 업종지수다.

Symbol은 SOX.X다.

하지만 한국의 메이저 반도체업체가 모두 메모리 일변도인데 반해 SOX.X를 구성하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업체들은 CPU 칩을 생산하는 인텔로부터 반도체장비를 생산하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까지 망라되어 있어 국내 반도체업체 주가와 반드시 일치해서 움직이지는 않는다.

단순히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D램 제조회사의 인덱스로 활용하려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추이를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Symbol은 MU다.

주가 뿐만 아니라 회사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은 무료로 제공되는 pointcast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 자신의 PC에 설치해 두고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한국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나 다름 없는 미국업체들이 SEC에 제출한 보고서들까지 입수할수 있다.

"외국인 따라하기"는 단기적으로는 가장 손쉽고 일면 유용한 투자방법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추종은 빈번한 거래유발로 거래비용이 커지게 되며, 지연된 액션으로 상승시에는 이익폭이 작아지고 하락시에는 손실폭이 커진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해외 반도체업체의 주가추이뿐 아니라 중기 인덱스인인 반도체 가격동향, 장기 인덱스인 반도체업체 설비투자동향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 khnoh@tys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