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97년말 외환위기이후 최저치를 기록함에 따라 수출업계가 초비상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달러당 1천2백원대를 유지하던 원화환율이 1천1백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무역협회는 수출기업의 평균 마진율이 9%에 불과하다며 현재 환율은 이미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완전 잠식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수출기업 대부분이 대부분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오로지 환율에 의한 가격 경쟁력만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화가치 상승분만큼 수출가격을 인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무역업계는 올해 사업계획 환율을 평균 1천1백36원선으로 책정한 상태여서 현재의 환율추세에서는 막대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무협은 올해 월간 수출이 20%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일단 성장세가 꺽이면 당장 내년부터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원화강세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2~3년에 걸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현재 수출이 잘된다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무협은 원화가치가 10% 오를 경우 향후 4년동안 수출이 1백20억달러,무역수지는 97억달러가 감소한다는 최근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1차 연도에는 8억5천만달러 수출이 줄지만 2차 연도 25억9천만달러,3차 연도 39억5천만달러로 수출감소폭이 커진다는 것이다.

4차 연도에는 46억1천만달러로 1차연도보다 무려 5.4배 이상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무협은 최근의 원화가치의 상승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과 금융기관의 외자유치 등 금융장세가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헤지펀드의 주식시장 유입으로 환율변화가 더욱 커지면서 실물경제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