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 경신을 거듭하며 수출전선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 행진과 월말 기업들의 네고물량으로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이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국부유출 논란도 외환시장에서 투기적 수요를 촉발시켜 원화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왜 떨어지나 =달러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순유입액은 60억달러가 넘는다.

이달들어서도 22일까지 25억달러 가량이 순유입됐다.

또 월말을 맞아 기업들은 수출 네고자금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어느정도 환율하락을 용인하고 있다는 시장 해석도 환율을 끌어내리는데 가세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부유출 논란이 환율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국부유출 논쟁에 대해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향후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심리가 작용, 시장참가자들이 달러를 시장에 내다팔고 있다는 것이다.

한 외환딜러는 "환율하락의 주요인은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이지만 경상수지흑자와 외국인투자 등으로 원화절상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심리적 요인도 한몫하고 있다"며 "환율 추가하락을 예상한 상당수 기관들이 더이상의 손해를 막기 위해 보유중인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원화절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주식매매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려 주식 순매수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른 물량부담으로 정부의 시장개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지난 22일엔 재경부 고위관계자가 "원화절상이 염려할 만한 수준이며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자 오히려 달러 투매현상이 일며 환율이 급락하는 기현상을 빚었다.

<> 정부 대책 =외환당국은 원고저지에 부심하고 있다.

환율 하락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수시로 보내는가 하면 국책은행에 달러매입을 요청하는 등 강력히 개입하고 있다.

그러나 쏟아지는 매물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재경부는 달러공급 우위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15억~20억달러의 대우 해외채권을 사들이고 <>6억달러 가량의 대우 수출환어음(DA)을 정산할 계획이다.

외환보유액을 올해안에 1천억달러까지 늘리고 하반기중 10억달러 규모의 해외투자펀드를 조성한다는 복안도 세워놓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대규모 달러수요가 대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