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7월 당시 러시아 국가과학기술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러시아의 과학기술 장래를 결정할 "연방과학기술 프로그램"을 확정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과학기술부가 조정.관리.평가한다.

또 각종 통계수치들을 수시로 국가통계위원회에 알리고 매년 2월1일 재무부와 경제부에 투자의 효율성을 보고,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8개월동안 수백명의 전문가들이 총동원되고 20여개의 부처와 관련기관들이 상호입장을 절충한 결과물이다.

러시아 과학기술의 장기발전계획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료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할 8개 분야를 선정했다.

즉 <>고체물리학 등 기초과학 <>통합위성통신시스템 등 정보.전자공학 <>미래형 정밀기계 및 가공기술 등 생산기술 <>신물질 설계 등 신소재 및 신화학 <>첨단 생체공학기술 등 생명공학 <>무공해 신수송수단 등 교통공학 <>무공해 에너지기술 등 연료 및 에너지 <>자연재해 대책기술 등 환경공학이다.

8개 분야중 특히 기초과학분야가 첫번째로 꼽힌 것은 러시아가 보유한 높은 수준의 기초과학 잠재력이 개방 이후 급속히 약화될 것에 대한 우려로 해석된다.

8개 분야중에서도 70여개의 기술이 집중 지원돼야 할 것으로 뽑혔다.

여기에는 로봇공학, 고속전철 개발, 세포 엔지니어링, 분자설계법 개발, 신약 개발, 동.식물 종자개량 등이 포함돼있다.

70개의 기술선정 과정에서는 <>삶의 질과 러시아제품 및 서비스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기술 <>원칙적으로 새로운 신소재 및 신장비들의 개발로 연결되는 기술 등 2가지가 잣대로 작용했다.

이 프로그램의 재정방식이 독특하다.

수익성이 좋을 것 같은 응용기술이나 시제품에 대해서는 특별한 조건을 내거는 것이다.

기술이나 제품개발자가 연구완성뒤 정부에 반드시 이를 반환할 것을 약속받은 다음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제품개발 진척정도에 따라 자금이 집행되고 과학기술 및 재정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평가단이 철저하게 심사한다.

위험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보험가입을 규정하는 등 상당히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김광현 기자 kk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