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던 제3시장(장외호가중개시스템)이 마침내 오는 27일 문을 연다.

지난해 금융감독위원회가 개설 방침을 밝힌 이후 두차례 연기를 거쳐 확정된 날짜다.

1월초 개장 계획은 전산 시스템의 미비 등을 이유로,2월 개장은 지정(상장)요건에 대한 교통정리 등으로 늦춰졌다.

지난해 계획에 비춰보면 2개월 가량의 지각 개장인 셈이다.


<>독특한 매매방식=제3시장은 운영방법과 성격이 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 딴판이다.

매매방식은 경쟁매매가 아니라 부동산 거래와 비슷한 상대매매다.

거래소나 코스닥 처럼 주식이나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주식 일부만 상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발행주식이 1백만주인데 주주 일부가 20만주만 제3시장에 상장하길 원하면 그럴수 있다.

정보가 비대칭적으로 유통되는 "불평등시장"의 성격도 강하다.

영업의 폐지.양도,지배주주 교체,연도별 영업실적 정도를 제외하면 공시의무가 없다.

상.하한가도 없다.

루머 한마디에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고 투자자금을 모두 날려 버릴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상장후 거래가 이뤄지다가 상장취소를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정보에 어두운 일반투자자라면 졸지에 환금성을 상실할 수 있다.

상장여부를 결정하는 증권업협회 등도 정확한 기업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유통 가능한 통일된 주권,적정이나 한정인 회계감사 의견 등을 빼면 별다른 요건이 없다.

신청후 5일내에 상장 여부를 통보하고 3일후 주식 거래가 개시된다.


<>리스크는 투자자 몫=감독당국의 제3시장에 대한 시각은 간단하다.

제3시장의 영문표시인 OTCBB(OTCBB:Over The Counter Bulletin Board)는 "투자자 편의를 위한 게시판"이다.

금융감독원은 그래서 "시장"이라는 말을 쓰지않는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 진입을 위한 전단계라거나 퇴출기업의 주식을 정리하는 곳으로 개념을 국한시켜왔다.

결국 유아기나 노쇠기의 기업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 기업의 순환발전을 촉진시키는 수단이라는 시각이다.

감독당국의 이런 시각이 뜻하는 바는 극명하다.

"모든 주식거래는 투자자 자신의 책임과 판단으로"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의 성격이나 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를 감안하면 투자에 따른 리스크는 결국 투자자 몫이 된다.

양도세를 매기는 이유도 여기서 출발한다.

기업의 초우량자금 조달창구가 아닌 자산거래 시장인 만큼 세금부과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감독당국은 매집.모출 규모나 전체 예상 거래대금이 10억원을 넘는 곳은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토록 해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불가피한 개점휴업=당초 예상과 달리 제3시장은 적지 않은 기간동안 개점휴업이 예상되고 있다.

상장신청은 두가지 케이스다.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와 코스닥시장 등에서 후퇴하는 경우다.

신규등록의 경우 신청 접수 첫날인 지난 21일 7개에 그쳤고 이중 2곳만 접수됐다.

유가증권신고서나 주주 매출계획서 등은 감독기관들의 의견 조정과정에서 최근 추가된 것들이다.

따라서 상장 희망업체들 가운데 새로 준비해야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의 상장시점은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코스닥에서 퇴출되는 기업도 상장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퇴출여부는 이달말 제출되는 사업계획서를 근거로 최종 확정된다.

퇴출기업 상장도 이번달을 넘겨야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때문에 다음달 중순께부터라야 제3시장이 골격을 갖춰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