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그룹 상장사들은 지난해 살빼기(부채감소)와 체력보강(순이익증가)에 일단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적표(결산서)상 "합격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21일 증권거래소가 발표한 "99사업연도 12월 결산법인 결산실적"에 따르면 대우 등 10개 워크아웃 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 상장사들은 지난해 2백87조9천3백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0.3% 늘어났다.

또 당기순이익은 10조2천4백27억원에 달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98년 6조5천9백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30대그룹 상장사(98개사)는 전체 상장사의 20.9%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69%, 당기순이익은 72%를 차지했다.

재무구조 개선노력으로 부채비율은 대폭 줄었다.

30대그룹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평균 1백41.0%로 98년의 2백98.6%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27조원 정도를 조달한데 힘입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분야에선 그룹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와 삼성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현대그룹은 전년보다 18.9% 늘어난 83조3천9백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외형확대와 함께 내실도 다져 적자에서 흑자로 기조도 전환됐다.

삼성그룹 상장사도 전년보다 11.6% 늘어난 76조8천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그룹은 상장사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삼성전자 등 알짜배기 계열사의 약진에 힘입어 전년비 4백8.2% 증가한 3조2천5백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0대 그룹중 최대규모다.

LG그룹과 SK그룹도 LG전자, SK 등 "효자기업"의 선전에 힘입어 각각 2조7천9백억원과 7천8백15억원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쌍용 한화 한솔 동국제강 동부 코오롱 새한 제일제당그룹 등은 매출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쌍용과 한화그룹의 경우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구조조정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는 개가를 올렸다.

한솔과 새한그룹은 적자로 전환됐다.

남궁덕 기자 nkdu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