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폭락세가 이어지자 증권사 객장은 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감으로 투매물량이 쏟아지는등 공포심리만 가득했다.

흉흉해진 객장 분위기를 반영해 "정부 음모론"에서 "기관투자가 책임론"에 이르기 까지 일반투자자들의 비난이 터져나왔다.


<>기관투자가에 대한 원망=코스닥지수가 폭락한 20일 증권사 객장에서는 기관투자가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객장에서 만난 투자자는 "손절매할 것같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사지나 말아야지"라며 연일 매도 공세를 퍼붓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을 비난했다.

투신권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주 2천3백72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연일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팍스넷 등 증권정보사이트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 물을 완전 흐려놨다"며 원망했다.

또 일부 투자자는 정부가 증권거래소시장을 살리기 위해 코스닥시장을 죽이고 있다며 음모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팔수만 있어도 다행=객장에 나온 일반투자자들은 앞다워 매도주문을 내놨다.

그러나 오전장에서는 주식을 팔 수있었지만 오후장들어 매수주문이 끊겨 주식을 파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주부투자자는 "종목명 앞에 하한가 화살표만 없어도 좋겠다"며 "오늘같은 날은 주식을 팔수만 있어도 다행"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지난달 30%정도의 수익률을 올렸는데 주가 급락으로 오늘부터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며 "벌 때는 힘들게 벌었는데 잃을 때는 한순간"이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 뛰어든지 얼마되지 않는 초보 투자자들은 급락장에 적응하지못해 안절부절하는 표정이었다.

반등시점이 됐는데도 이렇다할 반등 시도가 나오지 않아 투자자들의 표정은 더욱 어두웠다.

코스닥지수는 벌써 6일째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평상시 같으면 이날쯤 강한 반등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장중 아주 잠깐 반등시도가 나왔지만 매물이 쏟아져 나오자 힘없이 되밀렸다.

증권사 직원은 "투자자들이 모두 반등만 나오면 팔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등다운 반등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외국인마저 매도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지난 1월 같은 대폭락이 오는 것이 아니냐"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손놓은 영업맨=증권사 영업맨들은 매매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였다.

장세판단이 불가능한 때문이다.

김홍배 삼성증권 청담동 지점 대리는 "지난 1월처럼 장세가 V자형 반등을 보일지 아니면 폭락세를 이어갈 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매매권유를 섣불리 할 수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영업맨들은 "지난 2월 반등때처럼 보름만에 원금을 모두 회복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수익을 낼지 어떻게 알겠느냐"며 투자자들을 위로했다.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