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투자회사들도 한국의 은행주에는 별 수 없는가"

은행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6일 증시에서 은행주는 전날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이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경우 추가 감자(자본금감축)는 없다"는 발언에 힘입어 전장 한때 6.78포인트(6.2%)상승하는 등 반등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폐장이 가까와질수록 상승폭이 줄어들어 결국 전날보다 2.54포인트(2.31%)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은행업종지수는 작년 7월12일 293.50을 기록한뒤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107.20까지 하락,52주 최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처럼 은행주가 바닥을 기면서 한국계 은행에 자본참여방식으로 투자한 외국 투자회사들도 상당한 평가손을 보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직후인 지난 98년 외환은행에 투자한 독일 코메르츠은행의 경우 투자금액이 정확히 반토막 나있다.

코메르츠는 98년 3천5백억원을 시작으로 모두 4차례에 걸쳐 총7천5백42억원을 주당 5천원에 투자했다.

외환은행의 16일 종가는 2천3백70원.

영업권 프리미엄을 감안하지 않고 당장 시장에서 판다고 가정할 경우 절반이상이 사라지는 셈이다.

주택은행에 투자한 네덜란드의 ING그룹도 마찬가지다.

ING는 작년 3천3백21억원을 주당 3만3천5백억원에 투자했다.

이 댓가로 주택은행 지분 10%를 확보했다.

그후 주택은행 주가는 4만2천5백원까지 올랐으나 이날 현재는 2만2천1백원으로 미끄러진 상태다.

ING로선 투자금액의 3분의 1가량을 잃어버린 꼴이 됐다.

국민은행도 비슷한 상황.

골드만삭스는 작년 국민은행에 5억달러를 투자했다.

2억달러는 주당 1만2천원에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3억달러는 1만4천2백원에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날 국민은행 종가는 1만1천9백원.

역시 원금도 건지지 못할 처지에 놓여 있다.

하나은행과 평화은행에 투자한 알리안츠와 론스타도 전혀 다르지 않다.

알리안츠는 주당 1만2천5백원에 투자키로 했으나 이날 하나은행 주가는 7천8백30원에 불과하다.

평화은행에 1백20억원을 주당 5천원에 투자한 론스타도 평화은행주가가 1천5백30원에 머물고 있어 속을 태우고 있다.

이처럼 은행주가 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총선후 제2금융구조조정이 예상되는데다 거시경제불안으로 투자자들이 주식매입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구조조정이 따를 경우 감자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은행들이 작년 부실여신 대부분을 털어낸 점을 감안하면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며 다만 거시적,미시적 불안심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