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등 장외 대표주의 코스닥등록 불발은 한마디로 "엄청난 사건"이다.

촉망받던 기대주들이 무더기로 탈락했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코스닥시장에 에너지를 충전시키던 "젊은 피"의 유입이 줄어들게 됐다는 점에서그렇다.

코스닥시장은 새로운 유망종목이 등록되면 시장 전체가 상승세를 타는 패턴으로 성장해왔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금까지 골드뱅크->서울방송->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등의 순으로 신규상장 종목들이 시장을 이끌어왔다.

투자자들은 새롬과 다음에 옥션등이 분위기를 리드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이들 종목의 등록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그러나 이들의 진입이 일단 좌절됨으로써 코스닥시장은 당분간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놓친 꼴이 됐다.

장외시장은 코스닥시장보다 훨씬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외주식 중개업체인 PBI의 양준열 사장은 한마디로 "쇼킹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우선 우량종목의 물량확보는 확실한 "대박"이라는 "장외의 법칙"이 깨졌다는 것이다.

사실 옥션은 투자자들이 구경조차 못하는 종목이었다.

대량으로 은밀한 거래는 이뤄졌지만 개인투자자들 사고싶어도 살 수가 없었다.

다른 종목과 달리 가격형성이 안될 정도였다.

옥션같은 종목들이 코스닥진입 실패는 장외시장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탕을 노리는 "묻지마 엔젤투자"바람도 상당히 수그러들 전망이다.

이달말 신설되는 제3시장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제3시장은 사실상 지금의 장외시장을 제도권에 끌어들인 것으로 여기에서 거래되는 것이 코스닥에 진입한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투자자들이 기업내용도 모른채 투자에 나서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주식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라는 평범한 원칙이 이번에 다시 확인된 셈이다.

코스닥위원회도 진입장벽을 높여서 "시장의 질"을 높이기위해 심사를 강화했다.

또 장기적으로도 이 방향이 옳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거품론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심하지 않았던 종목들이 탈락함으로써 시장은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됐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