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에서 통용되는 중국 화폐 명칭을 기존 "인민폐"에서 "차이니스 위안(중국원)"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화폐명칭 변경론이 공론화 된 것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치협상회의.금융인 대표중 한 명으로 참석한 홍콩화다그룹의 리샤오화이사장은 지난 주 말 정협 금융소위 발언을 통해 "중국화폐의 국제화를 위해 이름을 런민삐에서 차이니스 위안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 달러. 일본 엔. 영국 파운드. 프랑스 프랑 등 화폐에는 반드시 나라 이름이 들어간다"며 "중국만 유독 외국인이 알 수 없는 명칭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화폐의 국제 태환화를 위해서는 이름부터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런민삐는 중국공산당이 지난 1940년대 화폐를 발행하면서 국민당 화폐와 구별하기 위해 붙혀진 이름으로 정치적 색채가 짙다.

중국은 49년 공산당정권을 설립한 후에도 이 용어를 고집해왔다.

화폐에서 정치적 의미를 제거할 때가 됐다는 게 리 이사장의 주장이었다.

베이징 금융계 인사들은 그의 발언이 단순한 개인의견 이상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의 말이 국가외환관리국 리푸샹 국장의 같은 날 발언과 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 리 국장은 "21세기 중국 화폐는 달러 유로에 이어 제3대 통화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인민폐의 태환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고 정치회의 석상에서 "인민의 돈"이라는 뜻을 가진 런민삐 용어를 폐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것 자체가 중국 경제의 국제화수준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