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물량과의 싸움"

전문가들은 향후 코스닥시장의 판세를 결정할 요소중 0순위로 물량압박을 꼽는다.

신규물량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유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의 당연한 결과물이다.

올들어 지난 9일까지 코스닥시장에 새로 들어온 물량은 7억주가량 된다.

연초(40억주)에 비해 벌써 20%가까이 물량이 증가했다.

"물량홍수"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유무상증자나 액면분할 바람이 더 거세지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1월에 무상증자를 결의한 업체는 14개사였다.

2월에는 17개 회사가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이달들어서는 더 증가하는 추세다.

9일까지 10개 회사가 무상증자를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시장에서는 "무상증자설"이 돌지 않는 업체가 없다.

이달말까지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증자를 결의할 지 짐작도 할 수 없다고 한 관계자는 고개를 내둘렀다.

최근의 유무상증자 바람을 일으킨 장본인은 새롬기술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다.

불과 한두달전에 다음커뮤니케이션이나 새롬기술에 투자한 사람들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실증됐다.

새롬기술이나 다음커뮤니케이션에 투자한 사람은 한두달 사이에 몇배의 수익을 올렸다.

이후 각 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유무상증자를 거세게 요구받기 시작했다.

PC통신등의 주식토론방에서는 유무상증자를 실시하지 않는 기업을 "반소액투자자 기업"으로 찍어 매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증자가 부담스럽지만은 않다.

사내유보금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해도 기업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기업중엔 유보율이 1천%에 육박하는 회사가 허다하다.

주식발행초과금등으로 돈을 쌓아놓고 있다.

또 무상증자와 병행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무상으로 나간 돈을 곧바로 벌충할 수 있다.

여기에 주총시즌이라는 외부적 환경도 작용했다.

기업으로서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굳이 외면할 이유가 없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윈윈게임인 셈이다.

그러나 조금만 길게 보면 문제는 달라진다.

물량이 증가하는 만큼 돈이 들어오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작년의 거래소 시장을 보면 잘 나타난다.

작년초 거래소에 상장된 물량은 1백14억주였다.

연말에는 1백73억주로 증가했다.

50%이상이 늘어난 물량에 눌려 거래소시장은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물론 물량이 증가했다고 꼭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물량이 올들어 1백%이상 증가했지만 조정을 받은 뒤 여전히 강한 모습이다.

새롬기술도 신규물량등록을 앞두고 있지만 조정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평이다.

시장이 강한 상승추세를 타고 있어서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지금 아무리 잘나간다고 해도 연말까지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약세장으로 전환된다면 엄청난 부담을 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들어 강도가 떨어지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물량부담을 이기고 상승추세를 이어갈 지 두고 볼 일이다.

조주현기자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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