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너만 믿는다."

자회사를 지렛대로 몸값(주가)을 높이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유망한 자회사를 길러내려는 이른바 "인큐베이터 기업"이 시장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 진웅 미래산업 KTB 미래와사람 등이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이들 인큐베이터 기업들의 주식은 사업다각화에 대한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주식시장에서 테마주로 떠오르고 있다.

성장기업에 대한 지분출자로 높은 평가이익이 예상되는데다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어떤 기업이 있나 =IT(정보기술)관련 산업이 확대일로를 걸어면서
이분야에 "숟가락을 얹으려는"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중인 유망 벤처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다.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데다 신규사업에 대한 노하우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종목 장세의 대장주로 꼽히는 진웅이 대표적이다.

이회사는 17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세운뒤 급등원인 조사설로 하루 조정을
받았으나 다시 상승페달을 밟고있다.

호재는 인터넷전화서비스회사인 웹투폰과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인츠에
지분 투자한 것이다.

이 호재로 상한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진웅은 세계최대의 텐트업체이나 주가강세로 아예 인터넷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를 정도다.

삼성물산도 최근 인큐베이터기업으로 변신중이다.

이회사는 인터넷비즈니스에 사업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10여개 사업부문을
분사, 나스닥이나 코스닥에 등록시키겠다고 밝혔다.

이것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회사 주가도 강세다.

나라비젼 등에 출자중인 미래산업도 잘 알려진 인큐베이터기업이다.

이밖에 경인양행 KTB 미래와 산업 등도 아들(자회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시장 반응 =이른바 "굴뚝형 산업"이라도 변화에 순응하는 것은 긍정적
이란 게 분석가들의 판단이다.

정보통신과 인터넷 등의 유망기업 주식을 보유한 기업은 향후 짭짤한
평가차익과 함께 회사가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양성호 LG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높은 재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신규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영위하는 사업과 연관성이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였다.

예컨데 출판업을 하고 있는 웅진출판이 인터넷쪽으로 진출하거나 삼성물산
이 전자상거래 사업으로 손을 뻗히는 것은 연관효과가 크다는 것.

미국에서 이런 주식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주고 있다.

현재의 주력업종에 대한 위험도 분산시키고 새 사업에 대한 승부를 벌일
수 있는 것도 인큐베이터기업의 장점이다.

<>투자 유의점 =본업을 등한시한채 자본이득만을 노리는 기업은 위험하다는
주장도 있다.

기업 스스로의 내재가치를 키우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SK증권 강현철 대리는 "아무리 유망한 벤처기업이라도 지분의 10%미만이나
고작 몇억원이 투자돼 모기업의 가치가 금방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본이익이 당장 나타나는 것도 아닌 만큼 투자에 앞서
모기업의 내재가치를 먼저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남궁덕 기자 nkdu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