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 임직원들 사이에 "자사주 매입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주가와 함께 추락하는 기업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자신들의 재산 손실도
만회하자는 이중 포석이다.

6일 코오롱건설은 "액면가의 50%선으로 떨어진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BUY KEC(코오롱건설의 영문이니셜)"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은 이를 위해 임원 5백주, 부장급 2백주, 차장이하 직원 1백주씩을
사 모으기로 했다.

전직원이 "십시일반"의 노력을 기울여 주가를 회복시키자고 나선 것이다.

김종근 경영본부장은 "우리주식 사기운동은 자발적인 주가관리라는 점에서
무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며 "특히 자사주펀드가입과 특정금전신탁
가입, 자사주소각 등 회사차원에서의 후속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건설의 상장주식수는 2천4백40만주이며 6일 종가는 3천4백50원이다.

한솔제지 임원들도 개인돈으로 자사주 5만주 가량을 취득키로 했다.

이회사 관계자는 "임원들의 책임경영 자세를 다지고 회사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투자자들에게 알려 주가회복과 주주이익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은행권 임직원들도 신발끈을 동여매기
시작했다.

경남은행 임원들은 최근 자사주 2만주를 매입키로 결의했다.

이에 고무받은 이 은행 노조도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가 주가부양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대구은행도 "행원 1백주 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빛은행의 경우는 지난해말부터 노조가 중심이 돼 자사주사기 운동을
벌였다.

상장사 임직원들이 자사주 사 모으기에 열을 올리는 것은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극심한 양극화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거래소 상장기업의 주가가 턱없이 저평가되거나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상장사들은 주가관리와 IR(기업설명회)에 비상이 걸려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을 빗대 "스스로 노력하지 않은
상장사는 주주가 돕지 않는다"는 증권가 격언이 나돌 정도다.

옷을 갈아입거나(업종 추가), 스스로 재갈을 물면서(자사주 사기운동)까지
주가를 받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 남궁덕 기자 nkdu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