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금융채권이 거액 자산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금융종합소득과세에 대비하기 위한 수요 덕분이다.

6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만기 5년짜리 산금채는
7천7백67억원어치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판매됐던 68억원에 비해 1백15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5년이상 산금채가 모두 1조8천7백61억원어치 발행됐던 것에 비하면
불과 두 달만에 지난해 총발행물량의 41%가 팔린 셈이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따라 채권시장에서 산금채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 연 10.48%이던 5년짜리 산금채 유통수익률은 지난 4일 현재
9.71%로 0.77%포인트 하락했다.

산금채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해 회피할 수 있는
채권중 금리가 높은 편인데다 안정성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5년이상 채권중 국고채나 국민주택채권1종 등은 표면금리가 5%~8%대로
산금채의 9.09%보다 낮다.

만기까지 보유했을 경우 그만큼 이자를 덜 받게 된다.

시중은행이 최근 발행하고 있는 후순위채권은 표면금리가 10%대 이상으로
산금채보다 높지만 물량이 적은데다 발행기관의 신뢰도가 산은보다는 떨어
지는 단점이 있다.

산은은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데 따라 5년채 발행물량을 앞으로
늘릴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비해 장기채권을
사려는 고객이 많아질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5년채 발행물량을 당초
계획했던 2조원대에서 크게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만기 5년이상의 장기채권은 금융소득종합과세(세율 40%)를 실시하더라도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분리과세를 선택하면 부부합산 금융소득이 4천만원을 넘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30%의 세율이 적용된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