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시장에 상장된 정보통신주에도 새 봄이 올 수 있을까.

증권거래소가 3월 2일부터 정보통신(KOSPI IT)지수를 발표키로 했다.

정보통신 장비업체와 서비스 업체,유통업체 65개를 모아 싯가총액 방식으로
정보통신지수를 발표한다.

지수란 본디 그 자체만으론 별 의미가 없다.

지수가 자산운용의 기준점으로 활용될 때만 의미를 가진다.

증권거래소가 정보통신지수를 발표하기 전에도 금융회사는 정보통신주에
무게를 실어왔지만 그것을 통합해 기준점을 제공한다는 점은 의미를 지닌다.

증권가의 반응도 때가 늦었지만 신산업의 조류를 반영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IT지수란 =증권거래소는 정보통신업을 영위하는 65개 전 상장기업을
IT지수 종목으로 선정했다.

올해 1월4일 1,000을 시작으로 시가총액식으로 산출한다.

이를 소급 산출한 결과 25일 현재 IT지수는 818.06이다.

작년초의 157.86에서 무려 4백18.2%가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1백24.3%인 것을 볼때 지수 탄력성이
크다.

IT업종의 싯가총액도 1백57조5천억원(25일기준)으로 작년초 15조6천억원보다
9배정도 커졌다.

시장비중도 전체의 20.8%에서 51.7%로 확대됐다.

구성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정보통신장비제조업 59개사,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정보통신서비스 4개사, 삼성물산 등 정보통신 유통업 2개사 등
총 65개사다.

<>지수산출 배경 =종합주가지수가 실물경제의주요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보완하자는 것이 IT지수 신설의 최대 배경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정보통신 업종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지만 이를 반영할
만한 지수가 없다는 것이 새로운 지수 산출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이 이 지수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선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라고 투자자들에게 "구애 편지"를 띄웠다.

코스닥 시장과의 균형발전도 고려됐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8일 처음으로 거래소 거래대금을 추월했다.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거래대금만이 아니다.

거래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7일엔 코스닥 거래량(2조1천9백24만주)이 거래소 거래량(2조1천2백42
만주)을 추월하기도 했다.

투자자의 최대관심이 투자수익률인 만큼 거래소시장에도 고수익종목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지수산출 영향 =IT지수 개발이 중기적으론 거래소시장에 햇볕을 내리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자자에게 분명한 유인점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성호 LG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간접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특히 코스닥 종목보다 저평가돼 있는 유사업종의 주가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도 거래소내 여타 업종과 차별화를 보여 거래소시장 전체에
순풍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국투자신탁 김성대 주식운용부장은 "IT지수가 참고사항은 될 수 있다"면서
"거래소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엔.달러환율 등 거시지표가 바뀌지 않는한 큰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식형 간접상품쪽으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한 거래소종목에 대한 매수세
전환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IT지수가 투자 잣대로 성공하려면 후속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컨데 IT지수를 기초로 IT지수선물과 옵션을 신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래야 IT지수 산출종목이 기관투자자의 공략 대상이 될 수 있고 IT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 남궁덕 기자 nkduk@ked.co.kr >


[ IT지수 구성종목 ]

삼성전자 한국전기통신공사 SK텔레콤 현대전자산업 LG전자 삼성전기 데이콤
삼성SDI 삼성물산 LG정보통신 삼보컴퓨터 LG전선 대덕전자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 다우기술 대한전선 성미전자 팬택 기라정보통신
콤텍시스템 대덕산업 흥창 삼영전자공업 하이트론씨스템즈 코리아써키트
자화전자 한국전자 한솔전자 케트콤 광전자 한솔텔레컴 삼화전자공업
한국고덴시 새한정기 대륭정밀 KNC 유양정보통신 대성전선 엘렉스컴퓨터
국제전자공업 대영전자공업 한별텔레콤 한국코아 제일엔지니어링 KEP전자
티비케이전자 극동전선 한국대동전자공업 닉소텔레콤 희성전선 한창
경인전자 새한전자 고니정밀 대원전선 삼화전기 써니전자 삼화콘덴서공업
한국케이디케이 대아리드선 성문전자 우진전자 신성기업 북두

<자료:증권거래소>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