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심리적인 공황상태로 치달았다.

특히 거래소시장의 주가가 대폭락했다.

전주말 미국 주가가 급락한데다 정부가 거래소시장의 상장요건을 완화하지
않겠다고 밝혀 그렇지 않아도 냉각된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코스닥시장과의 차별화로 소외당해 왔던 일부 거래소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서기도 했다.

21일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에 비해 33.82포인트(3.85%)나
폭락해 845.32에 마감됐다.

지난해 10월29일(833.51) 이후 최저치다.

한경다우지수도 2.06포인트 떨어진 95.71를 기록했다.

전업종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장중 신저가로 내려꽂힌 종목이 무려 2백개를 웃돌았다.

코스닥주가는 5.12포인트(1.94%) 떨어진 259.36에 마감됐다.

거래량은 2천1백만주가 감소한 2억주에 그쳤지만 거래대금은 5조원을
넘어 거래소시장의 약2배에 달했다.

증권사 객장에서는 "거래소시장이 붕괴되고 있다"는 소리마저 터져 나온다.

실제 지난 8일 이후 21일까지 거래소시장의 거대대금은 코스닥시장에 추월
당한 상태다.

지난 17일엔 거래량마저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을 앞질렀다.

주가 역시 정반대다.

같은기간에 종합주가지수는 961.22에서 845.32로 12%나 급락했다.

반면 코스닥주가는 233.65에서 259.36으로 11%나 급등했다.

수급불균형도 심각하다.

지난해 실시한 40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물량이 속속 흘러나오지만 매수기반
은 취약하다.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들마저 코스닥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 치우기에 급급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